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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만 29세의 구자욱(삼성)이 5년 12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그렇다면 구자욱보다 5살 어린 이정후(키움)의 다년계약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삼성은 3일 예비 FA 시즌을 준비하는 구자욱에게 120억원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SSG 다년계약 삼총사(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처럼 다음 FA 자격을 얻는 5년 뒤까지 보장했다. 5년간 연봉 90억원에 인센티브 30억원.
구자욱이 이 정도의 계약을 받을 가치는 충분하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12년 데뷔, 군 복무부터 마친 후 7시즌을 풀타임으로 뛰었다. 통산 863경기서 타율 0.315 118홈런 562타점 653득점 OPS 0.894.
지난 시즌 20홈런 이상 터트린 유일한 토종 타자였다. 만 20대 타자들 중에서 통산 홈런 1위.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홈런타자는 아니다. 양준혁을 잇는 라이온즈 간판 교타자이자 중거리타자. 20대인데다 리더십까지 갖췄다는 내부평가까지 뒤따랐다. 구자욱의 120억원은 삼성의 정당한 투자다.
그렇다면 구자욱보다 무려 5살 어린 이정후의 미래는 어떨까. 1998년생, 만 24세다. 게다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까지 해결했다. 이미 3~6년차 최고연봉(2억3000만원→3억9000만원→5억5000만원→7억5000만원)을 차례로 갈아치웠다.
심지어 올해 연봉 7억5000만원은 장원삼(은퇴)이 삼성 시절 받은 9년차 최고연봉과 같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지만 않는다면 7~8년차 최고연봉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나성범(KIA, 이상 5억5000만원) 추월은 '식은 죽 먹기'다.
연봉 상승 추이가 '크레이지 모드'다. 7년차, 2023시즌이 끝나면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다. 8년차, 2024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키움은 구단 특성상 이정후에게 장기계약을 제시할 여력이 없다. 2023시즌이 끝나면 해외진출을 허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간판스타들을 메이저리그에 수출해 포스팅 비용을 챙긴 전력이 있다.
여기서 가정해보자. 이정후가 해외에 나가지 않고 국내에 머무른다면 장기계약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가능성은 낮지만, 키움이 이정후와 5년 이상의 비 FA 다년계약을 추진할 경우 최소 150억원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2017년 데뷔, 통산 656경기서 타율 0.341 36홈런 357타점 446득점 OPS 0.881. 여전히 20대 중반이라는 걸 감안할 때 최소 150억원을 받을만한 상징성이 있다. 홈런 생산력은 떨어지지만 타격 정확성은 리그 톱클래스, 2루타 생산력도 리그 상위권이다.
그렇다면 이정후가 2024시즌 후 국내 구단과 FA 계약을 맺는다면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앞으로 2년간 변함 없이 리그 탑클래스 성적을 찍으면, 자금력이 있고 샐러리캡 여유가 있는 다수의 구단이 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비 FA 다년계약은 단일창구라서 상대적으로 계약총액이 떨어지는 걸 감안해야 한다. 결국 FA 계약은 150억원 이상의 가치폭등이 확실하다.
FA 계약 첫 시즌이 겨우 만 27세다. 현재 FA 단일계약 최다금액 공동 1위 이대호(롯데, 2016-2017)와 나성범(2021-2022)의 150억원을 가볍게 뛰어넘는다고 봐야 한다. 한 관계자는 "국내 FA 시장에 나가면 사상 최초의 단일계약 200억원 돌파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시 현실적으로 바라보자. 이정후가 국내에서 비 FA든 FA든 다년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정후를 꾸준히 주목하고 체크하는 메이저리그, 일본 구단이 적지 않다. 이정후는 과거 연말시상식에서 해외진출의 꿈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무엇보다 키움도 이정후를 국내 타 구단에 빼앗기는 것보다 해외로 내보내는 게 전력과 금전상으로 이득이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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