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인 때 감독님 진짜 무서웠다."
KIA 김선빈은 1~2년차 시절 '선수' 김종국과 룸메이트였다. 김선빈이 기억하는 베테랑 김종국은 무서운 선배였다. 김종국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그라운드에서 야구선수로서 언행이 올바르지 못한 걸 간과하지 않았던,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였다.
야구 실력이 뒷받침됐기에 때문에 덕아웃에서의 영향력도 유효했다. 1996년 1차 지명으로 입단, 1359경기서 타율 0.247 66홈런 429타점 604득점 254도루를 기록했다. 2002년 50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하면서 2루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타격보다 수비와 주루에 강점이 있었다.
선수 김종국은 2009년 통합우승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곧바로 코치 김종국 시대가 열렸다. 타이거즈는 원클럽맨으로 착실하게 선수생활을 해온 김 감독을 지도자로 품었다. 김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역 시절 전공을 살려 오랫동안 주루 및 수비코치를 역임, 후배 양성에 앞장섰다. 2021시즌까지 감독은 몇 차례 바뀌었지만, 김 감독은 타이거즈 어딘가에서 계속 코치직을 수행했다. 언젠가 더 크게 될 지도자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한 팀에만 머물며 지도자로서 스펙트럼이 좁을 수 있다는 우려도 털어냈다. 2019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에서 코치를 맡으며 다른 구단들의 엘리트 선수들과도 호흡했다. 김 감독은 취임 직후 "지도자로서 많이 배웠던 시간"이라고 했다.
준비된 김종국 감독은 지휘봉을 잡고 확 바뀌었다. 현역 시절 카리스마 넘치던 모습을 꽁꽁 숨겼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2022년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선수단 소집 첫 날에 선수들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존대말로 팀 퍼스트 마인드와 존중과 소통을 얘기했다. 진정성이 느껴졌다.
김 감독은 지난해 수석코치를 맡으며 팀이 돌아가는 걸 전반적으로 파악해왔다. 자연스럽게 감독 수업이 됐다. 구단은 2021시즌이 끝나고 새 판을 짜면서 FA 시장 투자를 준비했다. 프런트 경험이 풍부한 장정석 단장이 김 감독에게 양현종과 나성범이라는 선물을 했다. 김 감독이 보여줘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김 감독은 원칙과 소신이 확고한 지도자다. 코치 시절부터 가져온 지론을 버린 게 아니다. 훈련량을 확 늘린 것도(물론 전임 감독 시절 스프링캠프 훈련량이 적었다) 김 감독의 색이 투영된 지점이다.
감독은 코치와 완전히 다르다. 김 감독은 부드러움을 장착해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서며 선수들이 기량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팀 퍼스트와 존중, 소통이 더해지며 자연스럽게 팀 케미스트리가 끈끈해지고 있다.
김 감독의 별명 중 하나가 '한 남자'다. 동명이인 가수의 히트곡 중 하나다. 야구인 김종국은 선수 시절에도, 코치 시절에도 타이거즈에 꼭 필요한 한 남자였다. 감독으로서도 타이거즈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라는 걸 증명하려고 한다.
여전히 투타 각 파트에서 풀어가야 할 과제도 많고, 시범경기부터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도 지켜봐야 한다. 김칫국을 미리 마시면 안 되지만, 타이거즈가 조금씩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은 감지된다. '감독' 김종국에 대한 내, 외부의 평가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KIA 김종국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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