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누구의 구상일까? 왜 사직구장을 확장하는가? 왜라는 의문에 납득할 만한 답을 찾기 어렵다.
공교롭게도 롯데가 자랑하는‘조선의 4번 타자’이대호(40)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사직 구장 확장과 ‘그린 몬스터’ 펜스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롯데가 사직 야구장에서 차지한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시즌(감독 강병철)이 유일하고 현재까지 마지막이었다. ‘불멸의 전설’ 최동원이 이끈 1984년 롯데 우승은 구덕야구장을 사용할 때이다. 사직구장은 1985년 10월 개장해 1986년 3월29일 롯데-MBC 청룡전이 프로 첫 경기가 됐다.
롯데는 올시즌 30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롯데 구단은 사직구장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면서 구장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내야 전체를 2.884m 본부석 쪽으로 당겨 홈플레이트부터 좌우측 펜스까지 거리가 95.8m, 센터는 121m로 멀어진다.
그것도 모자라 안 그래도 가장 높은 4.8m의 외야 펜스 높이를 6m로 만들어 사직 야구장 판 ‘그린 몬스터’를 선보이게 된다.
사실상 롯데부터 익숙했던 홈구장이 아니라 새 구장에 적응해야 한다. 물론 지난해 팀 타율은 1위였으나 팀 내 홈런 1위가 이대호로 19개에 그쳤다. 만40세의 나이에 은퇴를 예고하고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대호가 과연 새 사직구장에서 몇 개의 홈런을 칠 수 있을까?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원에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해 2017시즌부터 34홈런-37홈런(2018)-16홈런(2019)-20홈런(2020)을 기록했고 2년 계약 첫해인 지난 해 19홈런에 그쳤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SSG 랜더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의 홈런 수(21개) 보다 적었다.
스테로이드 사용이 발각돼 명예의 전당 헌액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배리 본즈의 전성기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홈구장 퍼시픽 벨 파크를 건립하면서 좌타자 배리 본즈를 위해 우측 펜스 쪽을 설계했다. 내야에서 외야로 부르는 바람의 방향에 우측으로 120m 비거리를 기록하면 타구가 바다로 빠진다.
2001년 배리 본즈가 73개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최다 신기록을 세울 때의 홈구장이다. 10월6일 박찬호가 LA 다저스 시절 그곳에서 71, 72호 홈런을 배리 본즈에게 허용했다. 현재 명칭이 오라클 파크로 바뀌었는데 전형적으로 타자 친화형에 파워 좌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현재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최악의 성적을 거듭하던 2013년 한화가 데자뷔 된다. 한화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승부사 김응용감독을 영입했다. 김감독의 첫 요청이 구장 확장이었다. 외야 거리도 늘리고 펜스도 높였다.
당시 김응용감독은 그 이유를 단순히 홈런의 문제나 투수력이 아니라 외야 수비력을 강화해야 타구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와 동갑내기로 동시대의 우타 4번 타자 경쟁 구도를 형성한 한화 김태균(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당시 구장 확장에 대해 ‘펜스가 뒤로 밀렸다고 해서 홈런을 덜 치는 것은 아니다. 홈런이 될 타구는 펜스와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김응용감독은 에이스 류현진을 LA 다저스로 보내는 용단을 내린 뒤 구장을 확장하는 승부수를 던지고 시작한 2013시즌 꼴찌를 하고 말았다. 2014년도 역시 최하위를 하고 김성근감독에게 바통을 넘겼다.
과연 수비형 용병 유격수 마차도를 포기하고 장거리포 DJ 피터스를 영입한 롯데는 어떨까? 그렇다고 우익수 손아섭을 NC에 보낸 롯데 외야 수비진이 빠르고 강하지도 않다. NC는 물론 LG도 박해민을 영입해 외야를 강하게 만들었다. 자칫 넓고 높아진 사직구장 특수를 다른 구단이 더 누릴 수 있다.
롯데 구단과 올시즌 괌에서 개인 훈련을 하면서까지 마지막 시즌을 준비한 이대호도 변화를 준 사직 구장에서 체면을 구기지 않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다.
[한창 공사중인 사직 구장. 사진=유진형 기자]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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