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LG 새 캡틴 오지환(32)에게는 무엇인가 마음의 빚이 남아 있다. 정확하게 무엇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우나 오랜 시간이 흘러도 야구팬들에게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오지환도 그 빚을 안고 인내하며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기회가 오면 갚아야 한다.
오지환에게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지난 해 두 번이나 있었다. 그 첫 번째가 도쿄 올림픽이다. 김경문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지난 해 3월 154명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했을 때 당연히 오지환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최종 24명에 포함될지는 미지수였다. 여전히 논란의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경문감독은 6월16일 확정한 최종 엔트리에 오지환을 주전 유격수로 선발하고 키움 히어로즈의 김혜성(23)을 백업으로 포함시켰다. 오지환은 유격수로서 타격 수비 모두 국가대표로 손색이 없다.
김경문감독과 기술위원회(당시 김시진 위원장)는 그것을 가장 중요시 평가했고 한편으로는 오지환이 다시 한번 한국야구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는데 기여해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면서 마음의 빚을 떨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 신화로 금메달을 따낸 ‘김경문호’는 도쿄올림픽에서 여러 악재를 만나면서 충격적인 4위로 노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한국야구도 도쿄올림픽 기간 중 KBO리그를 중단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 코로나19로 침체된 분위기에 새 바람을 불어올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실망만을 안겨주고 말았다.
오지환은 다시 팀에 복귀해 페넌트레이스를 펼쳐 나갔다. 그런데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질 때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10월29일 롯데전 8회말 롯데 김민수의 타구를 잡으려 몸을 날렸다가 어깨 부상을 입고 결국 쇄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선두권인 KT, 삼성과 겨우 반 게임차 접전을 펼치고 있던 상황에서 LG는 정규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주전 유격수가 부상을 당했다.
결국 오지환은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에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LG는 외국인 용병 타자도 제외된 상황에서 오지환마저 빠져 두산 베어스에 1승2패로 탈락했다.
오지환은 2019시즌 막판에도 9월22일 두산전에서 안타로 진루한 후 도루를 하다가 무릎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LG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해 놓은 시점이었다. 항상 투혼의 공격과 수비를 펼치지만 팀에 중요한 순간에 부상을 당하는 불운이 겹치고 그 영향을 팀도 고스란히 감수했다.
LG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류지현감독의 2년 계약 기간이 올해로 끝난다. 류지현감독은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시작한 스프링캠프에 앞서 오지환을 주장으로 선임한 뒤 ‘항상 보여주고 있는 그만의 리더십이 있다. LG에 입단한 뒤 계속 함께 해왔다. 전적으로 믿고 맡기겠다“고 신뢰를 보였다.
경기고 시절 이후 처음으로 주장이 됐다는 오지환은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고 싶다’는 개인적인 목표에 ‘무엇보다 말로만 듣고 있는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마음의 빚을 갚을 기회가 다시 왔다.
[사진=이천 유진형 기자]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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