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매년 우려로 시작했다."
키움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페넌트레이스 및 한국시리즈 우승이 모두 없는 구단이다. 롯데도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험은 없지만 1984년과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은 있다. 그러나 키움은 근래 가장 꾸준히 중~상위권에 포함된 구단이다.
2008년 창단 후 2012년까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2013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신흥강호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에는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2017년 7위로 처진 것을 빼면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9년에는 또 한번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5위로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따냈다.
무게 있는 대부분 FA를 잡지 못했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 지원하며 이적료를 챙기기도 했다. 모기업이 없는 특성상 페이롤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대신 신인 스카우트 및 육성에 탁월한 역량을 보여왔다.
매년 각종 악재로 선수들이 빠져나가도 뉴 페이스들이 빈자리를 십시일반으로 메우며 끈끈한 케미스트리를 과시해왔다. 오히려 줄부상으로 팀이 흔들릴 때 플랜B들의 맹활약으로 상승세를 타는 게 팀 컬러가 됐다.
그러나 최근 2년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제리 샌즈가 빠져나간데다 박병호는 부진했다. 그리고 올 겨울 KT로 이적했다. 타선의 무게감이 너무 떨어진다. 선수를 잘 키워왔지만,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거포 육성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마운드에서도 부동의 믿을맨 조상우(사회복무요원)의 이탈이 치명적이다.
때문에 2022시즌은 진짜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실제 야구전문가들 사이에서 키움을 확실한 5강 후보로 꼽는 사람은 거의 없다. 누가 봐도 박병호와 조상우의 동시 이탈은 너무 크다. 두 사람이 없는 것에 익숙하긴 하지만, 완전히 없는 전력이 된 건 경험하지 못한 데미지다.
한편으로 키움이 여전히 무너지지 않고 중위권서 버텨낼 것이라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에릭 요키시, 안우진, 타일러 애플러, 한현희, 정찬헌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안정적이며, 야시엘 푸이그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타선도 극악은 아닐 것이라는 희망이다. 불펜도 김태훈이라는 괜찮은 마무리가 있으며, 중간계투에는 좌완 이영준이 시즌 초에 복귀한다. 대졸 신인 주승우라는 즉시전력도 있다.
여기에 홍원기 감독이 작년부터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기용해오며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왔다는 것도 또 다른 깜짝 스타의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홍 감독도 최근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우리 팀은 매년 우려로 시작했다"라고 했다. 히어로즈 터줏대감으로서 의미심장한 발언이었다.
홍원기 감독도 나름대로 대응책을 마련했다. 선발진은 안우진을 2선발로 내세우고, 마무리 김태훈을 축으로 젊은 불펜투수들의 성장을 최대한 이끌어내려고 한다. 야수진의 경우 중앙은 수비위주, 코너는 공격 위주의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공수밸런스를 최대한 지켜내려고 한다.
홍 감독은 "아무래도 큰 것 한방이 적게 나올 것이다. 출루율과 기동력에 포커스를 둬야 한다. 우리 팀이 상위권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이 적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치고 올라갈 힘은 있어 보인다. 상위권 진출도 가능하다. 팬들의 기대에 맞게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결국 뚜껑을 열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중~하위권의 NC와 KIA가 전력을 확실히 보강했고, 상위권의 KT와 LG는 더 강해졌다. 저력의 두산과 삼성도 무시할 수 없다. 키움이 5강에 가려면 이 팀들 중 최소 두 팀은 제쳐야 한다. 가능할까.
[키움 홍원기 감독(위), 키움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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