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삼성이 야심차게 영입했던 해외파 유격수 이학주(32)는 결국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2019년부터 삼성의 주전 유격수를 꿰찼던 이학주는 지난 해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206 4홈런 20타점 2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유격수로서 수비 이닝은 401⅔이닝이었다.
삼성이 내세운 대안은 프로 2년차 김지찬이었다. 신장 163cm로 KBO 리그 최단신 선수이지만 야무진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던 김지찬은 지난 해 유격수로서 599⅓이닝을 소화하며 소중한 경험치를 쌓았다. 타격도 타율 .274 1홈런 26타점 23도루로 일취월장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아직 주전 유격수 자리를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박해민이 떠난 중견수 자리를 비롯해 유격수 역시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유격수와 중견수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서 정해질 것이다"라는 것이 허삼영 감독의 말이다.
그야말로 무한 경쟁 체제다. 김지찬은 물론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 강한울, 그리고 신인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이재현, 김영웅 등도 호시탐탐 유격수 자리를 노린다.
지난 시즌 중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선진은 시즌 종료 후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으나 과감히 포기했다. 지난 해 타율 .214 2타점에 그친 만큼 올해는 절치부심의 해로 삼고 있다. 종아리 통증이 있었던 강한울은 부상에서 회복해 퓨처스 캠프에 합류한 상태. 허삼영 감독은 "라이브 B/P나 연습경기를 통해 추천하는 선수를 콜업해서 경쟁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퓨처스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기회의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신인들의 행보도 주목을 받는다.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재현과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한 김영웅은 단숨에 1군 스프링캠프로 합류하면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는 자원들이다. 허삼영 감독은 "이재현은 송구 등 나이답지 않게 좋은 능력을 갖고 있고 김영웅은 타격에서 좋은 재능을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하면서 "두 선수 모두 주 포지션은 유격수이지만 상황에 따라 2루수나 3루수도 갈 수 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선수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현도 "유격수를 주로 훈련하면서 2루수와 3루수도 같이 연습하고 있다. 유격수를 계속 해서 가장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2루수와 3루수도 같은 내야 포지션이라 그렇게 큰 어려움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지찬은 주전 경쟁으로 바쁜 가운데에서도 신인 선수들을 챙기는 '천사표 선배'이기도 하다. 이재현은 "(김)지찬이 형이 많이 이야기를 해주신다. 팀 플레이로 수비할 때 움직임이나 사소한 것도 말씀을 많이 하신다.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학주는 떠났고 이제 삼성에 새로운 유격수가 나타나야 하는 시기가 왔다. 과연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뎁스 만큼은 어느 때보다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이지만 누군가는 주전을 차지해야 한다. 삼성의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인 만큼 허삼영 감독이 신중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김지찬(왼쪽)과 오선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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