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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투우의 요새’라고 불리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더 이상 투우를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멕시코시티 의회가 동물 보호를 위해 투우 퇴출 논의에 본격 착수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선 투우 경기를 열지 말지를 각 지방자치단체가 정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 전체 32주(州) 중 투우를 금지하는 주는 4곳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현지 시각) AFP통신은 “지난 20일 멕시코시티 ‘플라사 멕시코’ 투우장에서 열린 이번 시즌 마지막 투우 경기가 이 도시의 마지막 투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12월 멕시코시티 의회 동물복지위원회가 동물을 죽게 하는 잔혹 행위가 포함된 공공 이벤트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 법안은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투우 폐지론자인 호르헤 가비노 멕시코시티 시의원은 AFP에 “공공장소에서 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하고 이를 사람들이 지켜보는 것은 자신에게나 사회에나 직·간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준다”고 했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투우가 오래된 전통이고 많은 종사자들의 생계가 걸려 있다며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플라사 멕시코 투우장은 세계에서 제일 큰 경기장으로 좌석이 5만개에 달한다. AFP통신은 기념품 등 멕시코시티에서만 관련 사업 규모가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투우는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도 찬반을 둘러싼 엇갈린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는 지난 2020년 투우 금지를 결정했고, 베네수엘라는 두 주에서 투우를 퇴출했다. 페루에선 지난 2020년 헌법재판소가 투우와 투계를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기각했다.
[사진설명:멕시코의 투우사 미겔 아길라르가 지난 5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투우 76주년 기념식에서 투우 중 '에스토크'(검)로 황소를 죽이고 있다. /AFPBBNews]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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