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박승환 기자] "스토리가 엄청나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박승욱의 이야기를 꺼내며 했던 말이다. 그만큼 우여곡절과 고난 속에 기회를 잘 잡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박승욱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성했다. 박승욱은 SK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KT 위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하지만 KT에서도 선수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박승욱은 유니폼을 바꿔 입은지 3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야구를 그만둘 수 없었다. 박승욱은 2021시즌이 끝난 후 롯데의 입단 테스를 받았고, 합격점을 받아 프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승욱은 유격수를 내려놓은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롯데가 딕슨 마차도와 결별한 후 유격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비시즌 내내 구슬땀을 흘렸다.
노력의 대가는 확실했다. 박승욱은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고, 2017년 SK 시절 이후 처음으로 개막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첫 경기에서 박승욱은 결승타를 치는 등 맹활약을 했고, 5일 창원 NC전에서도 1안타를 비롯해 희생번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승욱은 어떻게 롯데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서튼 감독은 박승욱의 힘겨운 스토리에 주목했다. 그는 5일 "박승욱은 지난해 KT에서 방출을 당했다. 마무리 캠프 기간 동안 우리 팀에서 같이 훈련을 했다. 계약이 됐던 것은 아니지만, 같이 시간을 보내고 훈련도 했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서튼 감독은 "개런티가 없다는 것은 1군에 바로 기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박승욱은 30대이고, 베테랑 선수다. 하지만 그중에서는 1군에서 뛸 수 있다는 개런티가 없다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 그러나 박승욱은 그러한 케이스가 아니었다"고 칭찬했다.
사령탑은 박승욱의 노력하는 모습에 홀딱 반했다. 그는 "마무리 캠프는 박승욱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박승욱은 오픈 마인드로 코치의 말을 적극적으로 들었고,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자신의 것을 바꾸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방출이 됐던 선수가 타 팀에서 부끄러울 수 있지만, 최선을 다했고, 캠프 때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보여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서튼 감독은 "박승욱은 안주하지 않고 성장하려고 노력했고, 매일 발버둥 치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 기회를 스스로 얻어내서 시즌 첫 경기에 선발 유격수로 나갔다. 굉장한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야구의 아름다운 점이다. 누구든지, 언제든 기회가 갈 수 있다. 다만 준비된 자만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5일 경기 전까지의 활약은 만족스러운 편. 물론 여러가지를 고려했지만, 오프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이학주가 콜업됐으나, 박승욱은 5일 경기에서 선발로 이름을 올렸다. 서튼 감독은 "건강한 경쟁은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린다"며 "선발로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길게 봐야 한다. 하지만 두 명(박승욱, 이학주)의 수비가 좋은 선수가 있고, 이는 큰 힘이 된다. 굉장히 플러스 요인이다. 선수의 컨디션에 따라 기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강력한 옵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1군에서 뛰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장된 것이 없다. 주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주인이 없는 롯데의 유격수 주전 자리를 누가 꿰찰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을 즐기는 재미 중 하나이지 않을까.
[롯데 3루주자 박승욱이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1회초 무사 1.3루서 전준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때 홈을 밟고 있다. 사진 = 창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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