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혹시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봐…"
KIA는 지난 9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신인 왼손투수 최지민(19)을 1군에서 말소했다. 구단 인스타그램을 보면, 김종국 감독이 인천 SSG랜더스필드 3루 덕아웃 의자에서 최지민과 나란히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김 감독의 왼팔이 최지민의 어깨를 연신 가볍게 두드린다. 최지민은 아무래도 얼어있는 표정이지만, 김 감독은 편안하게 뒤로 기댄 채 얘기한다. 마치 삼촌 같은 모습. 김 감독은 "혹시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봐 그랬다. 2군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말해줬다"라고 했다.
최지민은 김도영에게 가렸을 뿐, 윤도현과 함께 올해 KIA에서 눈여겨봐야 할 특급신인이라는 평가다. 2020년 강릉고에 김진욱(롯데)이란 왼손 에이스가 있었다면, 2021년에는 최지민이 있었다. 김진욱과 같은 좌완이지만, 타점이 좀 더 낮아 까다롭고, 경기운영능력이 좋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
대외 연습경기서 연일 탈삼진 행진을 벌이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연습경기 4경기서 5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에 11개의 삼진을 잡았다. 시범경기는 6경기서 평균자책점 7.11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3월22일 두산전(⅓이닝 4사사구 3실점) 부진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시범경기부터 좋았던 밸런스와 커맨드에 오류가 생긴 건 분명한 듯했다. 시범경기 6⅓이닝 동안 삼진은 3개 뿐이었으나 사사구는 6개였다. 개막엔트리에 승선했으나 2경기서 2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사사구 5실점 평균자책점 22.50. 2일 LG와의 개막전서 1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게 컸다.
그러나 KIA는 최지민이 수준급 좌완 신인이라는 건 여전히 인지한다. 좋지 않을 때 2군에서 여유를 갖고 재조정한 뒤 1군에 돌아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실 9일 선발로 나선 이민우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2군행의 성격도 있었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일수록 개인적으로 잘 말해줘야겠다 싶었다. 최지민도 인정할 건 해야 한다. 다음 기회를 잘 준비하라고 했다"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선발 요원으로 꼽힌다. 일단 올 시즌에는 1군에서 비중 있는 왼손 불펜을 맡으면 대성공이다. 현재 KIA 필승계투조는 마무리 정해영, 메인셋업맨 장현식과 전상현. 박빙 승부서 밑고 맡길 왼손 계투가 부족하다.
한편으로 최지민 케이스를 보면, 김 감독의 '쏘 스윗'이 잘 드러난다. 현역 시절 누구보다 프로로서 원칙을 중시하는 '군기반장'이었다. 이후 오랜 코치생활을 거쳐 감독이 되면서 리더십도 진화했다. 어느 감독이든 프로가 지켜야 할 원칙 앞에선 타협이 없지만, 리더에겐 구성원의 마음을 훔치는 다양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개막 8연전 결과는 3승5패. 그래도 한 남자와 함께 뉴 타이거즈는 힘차게 돌아간다. KIA는 인스타그램 해당 게시물에 "그렇게 훌륭한 투수로 크는 거야"라고 적었다.
[KIA 김종국 감독과 최지민. 사진 = 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캡쳐,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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