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승 6패 승률 .250. 지난 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KT와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의 승률은 지금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다.
KT는 개막전에서 삼성을 4-1로 누르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KT로서는 시작부터 전력에 누수가 많았던 삼성이었기에 더욱 손쉬운 상대였다. 그러나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9회초 대거 6실점을 하는 믿기지 않는 장면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5-6 역전패를 당하는 쓴맛을 보고 말았다.
KT는 이어진 SSG와의 홈 3연전에서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고영표~소형준을 차례로 내세웠으나 단 1승도 건지지 못했다. 대전 원정길에 오른 KT는 개막 이후 단 1승도 없었던 한화에게 첫 판을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하는 듯 했지만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어졌다. 반면 한화는 개막 6연패 후 2연승으로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지난 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룩한 KT는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개막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경계대상 1호'로 가장 많이 지목된 팀이 KT였다. 나성범(KIA)은 "작년 우승팀인 KT를 꼭 넘고 싶다"고 말했고 구자욱(삼성)은 "작년 타이브레이커에서 KT에 졌다. KT를 꼭 이기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호세 페르난데스(두산)도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우승을 못했다. 올해는 무조건 KT를 이기고 싶다"라고 말했으며 김광현(SSG)도 "아무래도 KT가 아닐까"라고 KT를 '공공의 적'으로 칭했다.
KT는 올해도 가장 강력한 1~5선발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구원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팀 평균자책점 역시 3.60으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리그 평균(3.10)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편이고 순위로 따지면 공동 8위이기에 그리 강력하다고 하기엔 어렵다. 특히 믿었던 김재윤, 조현우, 박시영 등 불펜투수들의 부진이 아쉽고 윌리엄 쿠에바스는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라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무엇보다 짜임새 있는 타선의 힘이 사라진 분위기다. 작년만 해도 주전 선수가 공백을 보여도 누군가 그 공백을 메우면서 선순환이 이뤄졌다. 지난 해 이강철 감독은 "우리 팀에서는 누구 한 명이 잘 했다고 할 수 없다. '팀 KT'로 여기까지 왔다"고 늘 '팀 KT'를 강조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강백호라는 팀의 기둥타자가 개막도 하기 전에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큰 공백이 생겼다. 한마디로 대체 불가능한 선수의 부상이었다. 지난 해 전반기 4할대 타율로 팀 타선을 홀로 이끌다시피했던 강백호는 홈런 20개도 치지 못했지만 생애 첫 100타점을 돌파하면서 팀 승리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무려 전 경기에 가까운 142경기에 출전하면서 꼬박꼬박 타석에 들어서는 것 자체 만으로 상대 투수에 공포감을 안겼다.
그런데 개막 직전 강백호가 계단에서 넘어져 오른쪽 새끼발가락을 다치는 부상을 입었고 "복귀까지 3~4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헨리 라모스와 박병호 등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어 강백호가 돌아오기 전까지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는 심산이었지만 막상 정규시즌에 돌입하니 '행복회로'에 불과한 것이었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가 8명인데 3할대 타율은 단 2명이 전부다.
KT를 상대로 귀중한 2승을 따낸 한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위기다. 타선은 그동안 마이크 터크먼이 혼자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지난 10일 대전 KT전에서는 노시환이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고 하주석도 멀티히트를 치며 1할대 타율의 굴욕에서 벗어나며 점차 나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타력이 살아나고 불펜투수진만 안정을 찾는다면 충분히 다크호스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팀이다. 어쩌다 승률이 똑같아진 작년 챔피언과 꼴찌는 앞으로 어떤 야구를 펼치며 돌파구를 마련할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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