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자고 다짐했습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요리 관련 게시물이 자주 올라온다. '용지니어스 키친'은 유명하다. 박종훈과 문승원(이상 SSG)이 재활 도중 정 부회장에게 중화요리를 대접받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NC 김택진 구단주가 용지니어스 키친을 방문했다. 구단주와 구단주의 만남이 인스타그램에 소개된 건 상당히 흥미로웠다. 당시 게시물의 코멘트가 인상적이었다. 정 부회장은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자고 다짐했습니다"라고 적었다.
당시 SSG 팬들과 NC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NC는 지난 겨울 FA 나성범(KIA)을 잡지 못했으나 박건우와 손아섭을 164억원에 잡으면서 외야를 오히려 보강했다. 술판 파동 주인공들까지 시즌 도중 컴백하면 통합우승을 달성한 2020시즌 이상의 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SSG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180억원에 박종훈, 한유섬, 문승원을 붙잡았으나 엄밀히 말해 전력보강은 아니었다. 기존 전력의 연장계약이었기 때문이다. 김광현 영입은 진행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때문에 NC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전력은 되더라도, SS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건 당시만 해도 쉽지 않겠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약 3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선, 두 구단주의 다짐이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히 커 보인다.
흥미로운 건 3개월 전의 전망과 현실이 180도 뒤집혔다는 점이다. NC는 164억원 듀오의 가세에도 팀 타율 0.198로 최하위다. 물론 술판 주인공들이 아직 복귀하지 않은 상황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생산력이 너무 떨어진다. 손아섭(타율 0.255), 닉 마티니(타율 0.196)의 부진이 치명적이다. 마운드도 평균자책점 4.30으로 9위. 한 마디로 투타 언밸런스다. 3승11패로 한화와 함께 공동 9위. 충격적인 시즌 초반 행보다.
반면 SSG는 NC와 정반대다. 김광현이 가세하면서 리그 최강 선발진을 갖췄다. 윌머 폰트가 건강하게 돌아왔고, 방출생 출신 노경은이 펄펄 난다. 메이저리그 90승 출신 이반 노바도 명불허전이다. 오원석도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타선에선 최정과 한유섬이 4할대 불방망이를 휘두른다. 한유섬은 14경기서 21타점을 쓸어담았다. 최지훈과 박성한 등 젊은 피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SSG는 팀 타율(0.267)과 팀 평균자책점(2.14) 모두 1위다.
현 시점에선 SSG는 포스트시즌을 넘어 대권 도전도 가능해 보인다. 반면 NC는 밑바닥에서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걱정스럽기만 하다. 3개월 전 전망과 정반대라서 여전히 한국시리즈 맞대결 가능성이 떨어져 보인다. 그러나 아직 시즌은 극초반이다. NC가 치고 올라올 가능성, SSG의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 모두 충분하다.
'찐' 야구 사랑을 자랑하는 용진이 형과 택진이 형은 정말 올해 한국시리즈서 만날 수 있을까. 용진이 형의 야구사랑이 시즌 초반부터 곳곳에서 감지되며 SSG가 펄펄 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제 택진이 형이 NC 선수단에 좀 더 기운을 불어넣어줄 때다.
[정용진 구단주와 김택진 구단주. 사진 = 정용진 구단주 인스타그램 캡쳐,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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