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전체적으로 보더라인 낮은 쪽으로 컨트롤이 된다.”
KIA 마운드에 희한한 투수가 있다. 마치 ‘약속의 6월’이 떠오른다. 4~5월에 주춤하다가 기온이 오르는 6월에 힘을 낸다. 주인공은 우완 불펜 장현식이다. 올 시즌 34경기서 1승2패13홀드 평균자책점 4.54.
평범한 성적이다. 그러나 6월 9경기서 4홀드 9이닝 4피안타 8탈삼진 4볼넷 3실점, 평균자책점 3.00이다. 피안타율은 0.169. 21일 광주 롯데전서 ⅔이닝 1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22일 광주 롯데전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회복했다.
보통 투수는 체력이 풀로 충전 돼있는 4~5월에 좋은 구위를 뽐내다가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부터 체력이 떨어지면서 구위가 저하되고, 기복도 보인다. 장현식은 정반대다. 4월 11경기서 1패4홀드 평균자책점 5.40, 피안타율 0.273, 5월 14경기서 1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4.85, 피안타율 0.368. 결국 5월 중순 메인 셋업맨을 전상현에게 넘겨주고 전상현 앞에 나가는 역할을 맡았다.
8회보다 부담이 적은 7회로 가면서 펄펄 나는 것일까. 그런데 작년에도 장현식은 여름부터 좋아졌다. 4월 14경기서 평균자책점 2.30이었으나 5월에는 12경기서 10.32였다. 그러나 6월 8경기서 3.27로 반등하더니 7월 4경기서 1.69, 8월에는 4경기서 제로였다. 9~10월에도 2.19.
코치 시절부터 장현식을 지켜본 김종국 감독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기보다 “시즌 초반 밸런스가 안 좋을 때보다 공이 전체적으로 보더라인 쪽으로 낮게 컨트롤 된다. 피장타율이 떨어져서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박빙 승부서 7회 장현식~8회 전상현~9회 정해영이라는 건 어지간한 KIA 팬들도 안다. 좌타자들이 집중적으로 나서는 구간에 이준영이 투입되면서 이 공식에 약간의 변형이 가해지는 정도다. 그리고 3연투를 철저히 지양한다.
공식화된 불펜 운영의 최대장점은 본인이 등판 시점을 미리 인지할 수 있다. 때문에 언제 나갈지 몰라 불펜에서 쓸데없이 많은 공을 던지며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 김 감독은 “정립돼 있다. 본인들이 언제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그에 맞춰서 몸도 푼다”라고 했다.
장현식도 에너지 안배를 확실하게 하면서 밸런스를 잡으니 시즌 중반부터 탄력을 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호재가 있다. 우완 사이드암 박준표의 가세다. 2021시즌 이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해왔고,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을 거쳐 21일에 복귀했다.
박준표는 당분간 편안한 상황에 나간다. 21일 경기서 적시타를 맞고 승계주자 실점을 했지만 좋아질 여지는 충분하다. 김 감독은 “오랜만의 실전이라서 긴장감이 있었을 것이다. 점차 나아질 것이다. 제구가 높게 됐는데 마음 편하게 던지면 날카로운 제구력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했다.
박준표가 순조롭게 컨디션을 올리면 필승계투조 트리플J는 J4로 업그레이드된다. 김 감독은 “박준표와 이준영이 6회를 막아줄 투수가 될 것이다. 박준표는 아직 관리를 해줘야 한다. 박준표가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마운드에 전체적으로 이동이 있을 수 있다”라고 했다.
박준표를 통해 6회부터 필승계투조가 가동되면 선발투수의 부담이 살짝 줄어들 수 있다. 현재 외국인투수 없는 KIA 선발진은 점점 한계를 보인다. 한승혁이나 이의리도 최근 기복이 있다. 박준표의 컨디션이 올라오면 롱릴리프 혹은 6회에 활용하는 윤중현을 선발투수로 쓸 여지도 생긴다. 아울러 장현식과 전상현도 좀 더 에너지를 안배할 수 있다.
KIA가 선발진의 난조에도 장기연패가 없는 건 타선과 불펜이 기본적인 몫을 해내기 때문이다. 22일 광주 롯데전서 마무리 정해영이 흔들렸지만 늘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여전히 KIA 필승계투조는 안정적이며, 이달 들어 살아난 장현식의 존재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박준표의 복귀라는 호재도 생겼다. 그럴수록 선발진의 분전이 절실하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좀 더 버텨주면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다”라고 했다.
[장현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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