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대인배이자 승부사다.
SSG 김광현은 2일 인천 KIA전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얼굴에 공을 던진 뒤 소크라테스만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중계방송사 카메라에 지난 15년간 볼 수 없었던 표정이 고스란히 잡혔다.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다. 헤드샷 퇴장 이후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구단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소크라테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작 소크라테스가 당황한 김광현을 안심시켰다는 후문이다. 김광현은 3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소크라테스는 대인배다. 공이 하나 빠진 것이라고 사과하니 ‘게임 중에 일어난 일이다. 어쩔 수 없다. 난 괜찮다’라고 하더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김광현의 투구에 코를 강타당한 뒤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잠시 후 스스로 일어나 구급차로 향하는 와중에 3루 관중석으로 두 손을 번쩍 들고 양 옆으로 흔들었다.
얼굴이 피 범벅이 됐다. 두 눈까지 붕대로 칭칭 감긴 상태였다. 앞을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3루 관중석의 KIA 팬들을 향해 ‘자신은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었다. 소크라테스의 침착한 대응이 오히려 타이거즈 구성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김종국 감독은 “안타깝다. 생각하지도 않은 부상이 나왔다. 김광현이 일부러 그렇게 했겠나. 이제 소크라테스의 빠른 회복을 바랄 뿐이다”라고 했다. KIA는 소크라테스의 코뼈 붓기가 빠지고 수술을 한 뒤 회복해 그라운드에 돌아오기까지 약 3~5주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으로 소크라테스는 승부욕도 드러냈다. 김광현은 “소크라테스가 빨리 회복해서 나랑 다시 붙고 싶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니 더 미안해졌다”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올 시즌 김광현 상대 5타석 4타수 무안타 1사구 1삼진을 기록 중이다.
소크라테스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다. 그러나 KBO리그 최고투수 김광현을 제대로 공략한 적은 없다. 소크라테스가 김광현에게 그런 말을 한 건 빨리 회복해 KIA를 위해 다시 달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KIA가 김광현을 공략하려면 소크라테스가 한 방을 터트려주는 게 필요하다.
KIA와 SSG의 다음 맞대결은 29~31일 광주에서 열린다. 정황상 소크라테스가 회복 절차가 빠르면 이때 출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 짧으면 3주만에 복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혹시 김광현이 29~31일에 등판 순번이 걸리고, 소크라테스의 복귀까지 성사되면 빅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크라테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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