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한번 도전해볼게요.”
SSG 베테랑타자 추신수는 올해 조용히 진기록에 도전한다. 40대 최초의 출루율 4할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40대에 출루율 4할을 찍은 타자가 한 명도 없었다. 4할 타율만 힘든 게 아니라, 4할 출루율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역대 40대 타자 최고 출루율은 2006년 펠릭스 호세(당시 롯데)의 0.399였다. 34세였던 1999년 0.425, 36세였던 2001년 무려 0.503을 찍었다. 여전히 깨지지 않은 역대 한 시즌 최고 출루율이다. 그로부터 5년 뒤에 컴백해 4할에 육박하는 출루율을 찍었다. 42세였던 2007년 출루율도 0.360으로 나쁘지 않았다.
추신수도 과거 호세처럼 눈 야구는 영원하다는 진리를 확인시켜준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이 미묘하게 다르다. 새로운 투수들에게 적응도 해야 했다. 그럼에도 2021년 출루율 0.409를 찍었다.
올 시즌에는 0.408. 이정후(키움, 0.425), 호세 피렐라(삼성, 0.412)에 이어 리그 3위. 출전한 68경기 중 출루하지 못한 경기는 8경기에 불과하다. 안타를 못 치면 사사구로 1루를 밟은 날도 적지 않았다.
지난 2~3일 인천 KIA전서 잇따라 2안타를 날렸다. 그 와중에 볼넷도 1개씩 챙기며 출루율을 높였다. 6월 타율 0.314에 7월 첫 3경기서도 12타수 4안타로 타격감이 좋았다. 기온이 오르면서 애버리지가 오르는 추세라서 4할대 출루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추신수는 3일 KIA전 직후 “난 항상 홈런이나 안타는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출루와 득점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에 임한다. 리드오프이니 출루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기온이 오르면서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여기보다 텍사스가 훨씬 더웠다”라고 했다.
이쯤 되면 추신수를 바라볼 때 ‘불혹’이란 단어를 지워야 할 것 같다. 3일 이의리에게 투런포를 만들어낸 것도 추신수 특유의 타격 노하우가 집약된 장면이었다. 2S라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볼카운트서 바깥쪽 패스트볼을 가볍게 툭 밀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추신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가 간 게 아니었다. 타이밍도 늦었다. 의리가 구위가 좋은 투수라서 타구가 밀려나갔다”라고 했다. 추신수는 가운데로 강한 타구를 보내고 싶었을 듯하다. 구위에 밀려 좌측으로 날아가다 운 좋게 홈런이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타이밍이 늦고 구위에 눌렸다고 해도 페어 지역으로 타구를 보내는 능력은 인정받아야 한다. 추신수는 웃으며 “제 나름대로 살아남으려는 방법을 찾는 거죠”라고 했다. 어떻게든 주어진 상황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왔고, 하루가 수년간 쌓여 여기까지 왔다.
SSG는 2위 키움의 거센 추격전에도 1위를 지켜낸다. 타선과 선발진, 불펜이 흔들리며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서로서로 도와가며 장기연패를 피한다. 추신수의 지분 역시 상당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조정득점생산력 139.7로 13위, 가중출루율 0.384로 11위, 승리확률기여도 1.52로 12위다. 비록 수비는 올스타브레이크 이후에 가능하지만, 여전히 타석에서의 생산력은 건재하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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