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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에이~무조건 치죠.”
웃음 속에 강한 자신감이 있었다. 도발이라고 하기엔 그가 이제껏 보여준 능력이 너무나도 출중하다. 궁금했다. 올 시즌 KBO리그 전반기 최고타자 이정후(키움)와 최고투수 안우진(키움)이 맞대결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정후와 안우진은 휘문고 1년 선후배다. 이정후는 2017년, 안우진은 2018년 1차 지명으로 나란히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이정후가 휘문고 2학년 시절 안우진이 1학년으로 입학했다. 고교 시절 2년간 함께했고, 안우진이 키움에 입단한 2018년부터 5년째 또 한솥밥을 먹는다.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를 너무 잘 안다. 그런데 한솥밥을 먹는 만큼 공식적으로 맞대결을 해보지 못한 사이다. 물론 자체 청백전서 맞붙을 일이 있었겠지만, 비공식경기는 어차피 100%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앞두고 이정후에게 웃으며 물었다. “만약 안우진을(공식적으로) 상대할 기회가 있다면 안타를 칠 수 있나?” 그러자 이정후는 1초도 쉬지 않고 웃으며 ‘칼대답’했다.
“치죠.” 예상한 답이었지만, 확실하게 하는 차원에서 다시 물었다. “안우진 160km 직구에 안타를 칠 수 있나?” 그러자 이정후는 여유 있는 웃음과 함께 “에이~무조건 치죠. 맞히지만 않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이정후는 확실히 안우진에게 자신감이 있다. 본래 자신감이 넘치는 타자이고, 그동안 그 자신감을 결과로 증명했기에 믿음이 갔다. 이정후는 “내가 우진이를 잘 아니까 무조건 이길 수 있다”라고 했다.
다만, 이정후는 안우진을 확실하게 인정했다. “우진이가 어릴 때부터 이런 투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너무 가능성이 큰 투수였다. 프로 입단 후 이제서야 어릴 때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 늦었다”라고 했다.
안우진은 선발투수의 경기운영 완성도 측면에선 김광현(SSG), 양현종(KIA)에게 한 수 아래다. 이 부분은 경험이 중요하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안우진도 작년부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의 커맨드가 좋아지더니 올 시즌에는 경기운영능력도 한~두 단계 발전했다. 1회부터 7~8회까지 타자들을 압도한다.
이정후도 이 부분을 주목했다. “솔직히 작년에도 불안했다. 제구가 없기도 했다. 그런데 이젠 최고의 투수가 됐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구속을 가진 투수인데, 그걸 경기 끝까지 유지하는 건 타자 입장에서 굉장히 까다롭다”라고 했다.
다만, 이정후는 안우진이 지금의 모습에서 안주하지 않길 바랐다. 이정후도 끊임없는 업그레이드를 갈망하며 슈퍼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는 “이제 우진이가 나가면 우리 팀이 질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하고, 더 발전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정후와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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