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아직 어린 저연차,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진욱은 강릉고 시절 10개 구단 스카우터들의 눈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고교 3학년 시절에는 21경기(91이닝)에서 11승 1패 평균자책점 1.58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강릉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이끌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선수였다. 150km를 넘나드는 '파이어볼러'는 아니지만, 뛰어난 구위를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스카우터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1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들고 있던 롯데는 큰 고민도 없이 '고교 최동원상'을 품은 김진욱을 선택했다. 그리고 계약금 3억 7000만원의 큰 금액을 안길 정도로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롯데는 '특급 유망주' 김진욱이 고교시절 많은 투구를 기록한 점을 고려해 데뷔 첫 시즌에는 이닝과 투구수에 제한을 두며 몸 관리에도 열을 올렸다.
김진욱은 데뷔 첫 등판에서 5이닝 6실점(6자책)을 기록하는 등 선발로 기용된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하며 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불펜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이후 진가가 제대로 드러났다. 김진욱은 불펜에서 34경기 4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롯데는 2021시즌이 끝난 후 선발 투수로서 능력과 가치가 뛰어난 김진욱에게 다시 기대를 걸었다. 김진욱은 1군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펼쳤고, 5선발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시즌 첫 등판에서 NC를 상대로 7이닝 동안 10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인생투'를 펼쳤다.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김진욱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첫 등판에서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좋은 투구를 펼친 경기도 있었지만, 제구 난조로 아쉬운 투구를 남긴적이 더 많았다.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갖고 돌아온 지난 2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프로 데뷔 최소 이닝 강판으로 ⅓이닝 5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튿날 1군에서 말소됐다.
고교 시절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좋은 평가가 늘 뒤따랐던 김진욱은 성적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한단계 성장을 이뤄냈다. 피지컬적인 요소가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최고, 평균 구속이 모두 상승했다. 그런데 프로 무대에서 이렇게까지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래리 서튼 감독은 불펜 투구와 실전에서의 다른 모습, 그리고 꾸준함, 멘탈적인 요소를 문제점으로 내다봤다.
서튼 감독은 "불펜에서 좋은 모습이 경기력으로 반복해서 나오는 것이 도전 과제다. 김진욱이 좋은 모습을 보일 때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꾸준하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경기력, 실행하는 부분 등 크게 보면 제구다. 완벽한 제구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근방에 공은 던질 줄 알아야 한다. 김진욱은 현재 그 부분에서 노력하고 성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아마추어보다 수준이 높은 프로 무대를 밟았을 때의 '성장통'이라고 볼 수 있다. 사령탑은 "멘탈적인 요소도 크다고 생각한다. 김진욱은 아직 어린 저연차 선수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은 짧을 수도, 길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을 밟는다. 김진욱도 과정을 겪는 중이다. 몇 주, 몇 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코치가 선생으로서 어린 선수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며 "선수가 스스로 열수 없는 문을 열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한다. 많은 대화, 멘탈과 육체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김진욱은 조급하지 않게 2군에서 루틴 정립의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계속해서 선발 수업을 받을 예정. 서튼 감독은 "김진욱은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 선발의 루틴을 개발하고 정립할 것이다. 김진욱은 승부욕이 강하다. 항상 잘하고 싶어 하고 이기고 싶어 한다. 완벽한 투구를 하려고 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꾸준하지 않은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며 "김진욱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심플하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 선수'로서 김진욱의 인생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앞으로 10년 이상을 더 뛸 수 있는 재능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자양분으로 삼아 한 단계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 선발 김진욱이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1회말 1사 2,3루에서 교체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