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0패. 많이 졌다. 그러나 ‘영광의 상처’다.
KIA 에이스 양현종이 개인통산 100패를 당했다. 양현종은 4일 대전 한화전서 5⅓이닝 9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4실점으로 시즌 5패(10승)를 기록했다. 개인통산 100패는 KBO리그 역대 14번째 기록이다.
투구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압도적이지도 않았다.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까지 섞었으나 6회까지 계속 안타를 내줬다. 결국 6회 김인환, 노수광, 박상언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경우 ‘원 타이밍’ 스윙에 걸려들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커맨드가 불안정한 모습도 있었다. 양현종으로선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사실 투수의 승패는 타선의 지원과도 연관이 있다.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적시에 득점지원을 못 받으면 패전투수가 될 수도 있다. 반면 다소 부진해도 타자들의 화끈한 득점 지원을 받으면 승리투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 양현종의 157승100패는 이런 케이스가 모두 포함됐다. 승패 그 자체로 투수의 능력을 100% 평가하긴 어렵다.
분명한 건 100승과 100패 이상 하려면 수년간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해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축 선발투수가 1년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돌면 약 30~35경기 내외로 등판한다. 이걸 수년간 쌓아야 100승과 100패를 할 만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1~2년 반짝 하다가 은퇴하는 투수는 100승은 말할 것도 없고 100패를 달성할 기회조차 없다.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어야 100패도 할 수 있다.
양현종은 2007년 데뷔 후 2013년(19경기)을 제외하면 꾸준히 연간 20경기 이상 등판했다. 안 좋은 컨디션이라도 비교적 긴 이닝을 최소실점으로 소화하는 노하우가 있다. 그만큼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마운드에 오르면 승패가 결정되지만, 절대적인 기준에선 리그 최상위권의 투구를 선보이는 투수다. 괜히 ‘대투수’가 아니다.
양현종 이전에 100패를 당한 13명의 투수 모두 KBO리그에 한 획을 그었다. 송진우는 통산 최다승(210승)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통산 최다패(153패) 투수이기도 하다. 210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비와 풍파가 있었다. 153패는 210승을 위한 영광의 상처였다.
다승 2위 정민철 한화 단장(161승) 역시 128패를 기록했다. 152승의 KT 이강철 감독 역시 112패 투수다. 양현종은 이 감독의 타이거즈 다승, 탈삼진, 이닝 등 대부분 누적 기록을 넘어섰다. 계약기간(2025년까지 103억원 계약) 내내 꾸준히 등판하면 최다패 역시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SSG 김원형 감독(134승 144패), 염종석(93승133패), 두산 배영수 코치(138승122패), 이상목(100승122패), 정삼흠(106승121패), 한용덕 KBO 경기감독관(120승118패), 두산 장원준(129승113패), 장호연(109승110패), 윤성환(135승106패), 김상진(122승100패) 모두 KBO리그 팬들에게 추억의 인물들이다. 전부 100승을 넘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100승 넘게 달성한 투수들 중에서 100패에 도달하지 않은 투수는 누구일까. 역시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146승40패132세이브다. 선발과 마무리 모두 성공했는데 패전은 적다. 왜 올타임 넘버 원 레전드인지 또 한번 드러난다.
SSG 에이스 김광현도 145승을 따냈는데 79패에 불과하다. 임창용은 130승86패258세이브다. 선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선발과 마무리 모두 성공했다. 이밖에 김용수, 조계현, 김시진, 정민태, 손민한, 장원삼, 윤학길, 김수경, 차우찬, 송승준, 박명환, 최동원,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이대진, 이상군이 100승 이상하면서도 100패를 하지 않았다. 100패를 한 투수들과 우열을 가리긴 어렵지만, 특정시기에 잘 나갔던 투수들인 건 확실하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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