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가 알던 타이거즈 맏형이 돌아왔다.
어떻게 보면 올 시즌이 작년보다 더 답답했다. 작년에는 눈 질환과 그 후유증이라는 확실한 원인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딱히 아프지도 않았다. 나이를 생각해볼 수는 있다. 만 39세이자 한국나이 마흔.
그렇다고 작년 대비 운동능력이 확 떨어져 보이는 듯한 인상은 없었다. 물론 예년에 비해 타구 비거리와 스피드가 아무래도 떨어졌을 것이다. 김종국 감독도 간혹 이런 얘기를 했다. 그러나 주전에서 밀려날 정도의 하락세라고 보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KIA 베테랑 왼손타자 최형우의 2022시즌은 그렇게 답답하게 흘러갔다. 4월 타율 0.243 8타점, 5월 타율 0.207 2홈런 11타점, 6월 타율 0.218 5홈런 13타점, 7월 타율 0.263 1홈런 10타점. 전반기 성적은 78경기서 타율 0.227 7홈런 35타점 29득점.
2020-2021 FA 시장에서 3년 47억원 계약을 맺은 뒤 첫 시즌을 망쳤다. 올해 김종국 감독 취임식에선 농담삼아 “작년보다 못하면 진짜 관둬야 한다”라고 했다. 다행히, 104경기서 타율 0.233 12홈런 55타점 0.729에 그친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을 할 만하다.
최형우가 돌아왔다. 타이거즈 팬들이 알고 있는 해결사가 위기에 빠진 팀을 구했다. 7일 광주 두산전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4 동점이던 10회말 2사 2루서 두산 왼손투수 장원준에게 풀카운트서 가운데에서 바깥으로 흐르는 슬라이더를 공략, 중견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안타를 쳤다.
모처럼 활짝 웃는 최형우의 얼굴을 본 타이거즈 팬들도 웃지 않았을까. 최형우의 이 한 방으로 5위 KIA는 6위 두산에 2.5경기 차 추격을 허용할 위기를 딛고 4.5경기로 격차를 벌렸다. 여전히 두산의 추격 사정권에 들어있다. 그래도 한 숨을 돌렸다.
최형우는 후반기에 확실히 달라졌다. 13경기서 50타수 17안타 타율 0.340 1홈런 10타점 6득점. 8월 5경기서는 19타수 9안타 타율 0.474 3타점 1득점. 여전히 표본이 적다. 부활이라고 볼 수 있을까. 2~3경기 잘하고 반짝한 뒤 뒷걸음하던 전반기 같은 흐름이 아닌 건 확실하다.
후반기 들어 2루타 2개, 홈런 1개다. 확실히 장타보다 정확성 향상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한 듯하다. 타격 자세를 봐도 전반기와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 든다. 상체, 다리 움직임 등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최적의 자세를 찾아가는 듯하다.
FA 계약 후 1년 반 동안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지금부터 잘 하면 된다. 아직도 1년 반이란 시간이 남아있다. 마침 KIA는 불펜이 무너지고 흔들리면서 9시 야구가 힘겹다. 7일 경기도 최형우의 한 방이 터지기 전에 또 다시 불펜투수들이 고전했다.
이럴 때일수록 타자들이 적시에 한 방씩 터트려야 김종국 감독이 경기운영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최형우가 6번 타순에서 생산력을 끌어올리면 기존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황대인이 받는 견제가 분산되는 효과도 있다. KIA가 힘겨운 후반기에도 희망을 얻었다. 최형우가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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