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LG의 국가대표 유격수 오지환(32)은 올해 홈런 19개를 터뜨리면서 '거포 유격수'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오지환의 트레이드 마크는 리그 최상급의 수비력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그가 지난 해 도쿄올림픽에서 주전 유격수로 낙점된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올해 97경기에 출전한 오지환은 수비로 806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책은 12개를 기록, 수비율 .970으로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오지환과 더불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로 꼽히는 SSG 박성한은 811⅔이닝 동안 실책 13개를 기록하면서 수비율 .968를 마크하고 있다.
LG가 오지환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LG는 아직도 2루수 자리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선수만 무려 7명에 달한다. 서건창, 송찬의, 손호영, 이상호, 이영빈, 리오 루이즈, 그리고 로벨 가르시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력을 남겼다. 지금 LG는 명확한 주전 2루수가 없는 상태라 유격수라도 검증된 베테랑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른바 키스톤 콤비로 불리는 유격수와 2루수는 무엇보다 '호흡'이 중요한데 오지환으로선 2루수가 너무 자주 바뀌니 '애로사항'이 생길 수밖에 없다.
LG는 요즘 새 외국인타자 가르시아를 2루수로 활용하고 있다. 원래 가르시아는 주 포지션이 3루수이지만 문보경이 워낙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어 라인업에서 빼기 곤란하다.
또 새로운 2루수를 만난 오지환은 "가르시아와의 호흡은 나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시즌을 치르면서 워낙 2루수가 자주 바뀌다 보니까 조금 부담이 될 때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오지환의 기억력은 정확했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벌써 2루수가 6~7명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는 오지환은 2루수와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서는 "내 야구를 고집하기 보다는 상대방(2루수)에 맞춰서 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2루수로 나온 선수들의 수비 스타일이 다 똑같을 수는 없는 법. 순간의 동작 하나에 따라 결과가 바뀌기도 한다. 오지환은 "예를 들면 크로스 타이밍 때 누가 봐도 더블 플레이가 이뤄져야 하는데 약간 미묘하게 세이프가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아무래도 수비는 완벽해야 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적도 있다"고 밝혔다.
LG의 '2루수 찾기'는 과연 올해 안으로 결말을 지을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가르시아가 2루수로 자리를 잡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오지환도 "가르시아는 확실히 몸에 탄력이 있다. 동작도 빠르고 정확하더라"고 가르시아와 호흡을 맞추는데 이상이 없음을 말했다. LG도 빨리 2루 자리의 진짜 주인이 들어서야 오지환의 '고민'도 하나 줄어들 것이다. 벌써 홈런 19개를 터뜨리며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하고 있는 오지환이기에 수비에서 하나라도 부담을 줄인다면 팀에게도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LG 오지환이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