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퇴출될 뻔했는데…
역주행이 운명인가.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은 2017년에 발표된 곡이었다. 그러나 2021년 2월 말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의 입소문이 터지면서 2021년 3월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브레이브걸스 자체가 역주행의 아이콘이 됐다.
2021년이 ‘롤린’이었다면, 2022년은 ‘놀린’ 차례다. KIA 외국인투수 션 놀린은 올 시즌 11경기서 2승5패 평균자책점 3.08이다.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성적표다. 실제 5월20일 창원 NC전 이후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 7월27일 광주 NC전으로 돌아오기까지 2개월간 공백기가 있었다.
KIA가 전반기에 외국인투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결정적 이유였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로니 윌리엄스는 선발투수 경험이 거의 없는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KIA는 전반기 막판 외국인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토마스 파노니를 영입했다.
그런데 파노니 대신 집에 갈 투수를 정하는데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 애당초 놀린이 물망에 올랐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로니는 허벅지 부상에서 돌아온 뒤 꼬박꼬박 경기에 나섰다. 반면 놀린의 컴백 시기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니가 워크에식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놀린은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돌아온 뒤 3경기서 18이닝 14피안타 18탈삼진 2사사구 4자책 평균자책점 2.00. 특히 7일 광주 두산전서 8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놀린은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3km. 복귀 이후에도 스피드는 유지됐다. 다만, 2일 대전 한화전과 7일 두산전서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패스트볼 구사율이 시즌 평균 47.7%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화전은 46.9%, 두산전은 34.9%에 그쳤다. 대신 커브와 체인지업 비중을 크게 늘렸다. 7월까지 대체로 패스트볼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두 경기서 변화구로 재미를 봤다. 역시 제구와 커맨드가 잡히면 난타 당하는 투수는 아니다.
놀린의 고민은 좌완인데 왼손타자에게 약한 점이다. 여전히 시즌 좌타자 피안타율이 0.315로 우타자 피안타율(0.197)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두산전의 경우 안권수, 정수빈 등 왼손타자에게 안타를 맞긴 했어도 외국인 좌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7회까지 3타수 무안타로 묶는 등 달라질 조짐을 보였다. 커브를 적극적으로 구사해 재미를 봤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321이다. 그러나 최근 두 경기 피안타율은 제로, 0.167이었다. 결국 좌타자 기준 바깥으로 도망가는 슬라이더의 예리함이 살아나는 게 중요하다. 커브는 0.115로 수준급이다. 좌타자 상대 경쟁력만 끌어올리면 활용가치는 높아진다.
15일까지 외국인투수를 교체하면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다. 현실적으로 놀린은 올 시즌을 KIA에서 완주해야 한다. 마침 KIA는 최근 불펜 사정이 열악해지면서 선발야구의 중요성이 커졌다. 놀린이 후반기에 완벽 부활, 역주행 성공기를 쓰면 KIA의 5위 사수는 물론 포스트시즌 선전까지도 기대해볼 만하다.
[놀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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