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5회까지는 무아지경으로 경기에 임했다"
LG 트윈스 '안방마님' 유강남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서 '에이스' 켈리와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
유강남과 배터리를 이룬 켈리는 5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는 압권의 투구를 선보이는 등 151km 포심 패스트볼(38구)를 바탕으로 커브(29구)-체인지업(10구)-투심 패스트볼(9구)-슬라이더(9구)를 섞어 던지며 8이닝 동안 투구수 95구,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를 펼쳤다. 켈리는 도미넌트스타트(8이닝 1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14승째를 수확, 다승 단독 1위로 우뚝섰다.
경기 중반까지는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였다. 켈리는 1회 시작부터 박찬호-이창친-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2회 최형우-소크라테스 브리토-김선빈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봉쇄했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켈리는 5회까지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고,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6회였다. 켈리는 선두타자 황대인에게 삼진을 솎아낸 뒤 박동원에게 초구 148km 직구가 실투로 연결되면서 첫 피안타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대기록 달성은 무산됐지만, 켈리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고, 8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KIA 타선을 단 1점으로 묶어냈다.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켈리는 "오늘 등판은 모든 것들이 잘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것들이 잘 지켜졌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누나와 매형이 한국에 와서 오늘 경기를 관전했는데,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5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낸 만큼 대기록이 의식되지는 않았을까. 켈리는 "퍼펙트게임은 매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노히트도 마찬가지. 대기록을 달성하면 좋았겠지만, 선발 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됐기 때문에 퍼펙트 또는 노히트를 한 것만큼 좋았다"고 말했다.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서는 경기였지만, 인터뷰에 응하는 켈리의 모습은 다소 차분했다. 하지만 켈리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유강남의 경우에는 달랐다. 켈리의 호투에 큰 힘을 보태면서 모처럼 경기를 정말 '재밌게' 즐겼다.
유강남은 "오늘 켈리의 구위가 정말 미쳤다. 내가 너무 재밌었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져주니, 프레이밍 할 생각만 했던 것 같다. 플랜대로 경기가 펼쳐져서 되게 재밌었다"며 "마치 게임을 하는 줄 알았다. 5회까지는 무아지경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켈리의 투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6회가 시작되면서 유강남은 켈리가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촉(?)을 느꼈다. 하지만 예상은 반대로 흘러갔다. 켈리는 6회 1사에 홈런을 맞으면서 퍼펙트와 무실점이 한 번에 무산됐다. 유강남은 "포수 자리에 앉는데 '퍼펙트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쾅! 바로 홈런을 맞았다"면서도 "오늘은 수비를 하면서 흥분이 됐다"고 활짝 웃었다.
[LG 트윈스 유강남, 케이시 켈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