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KIA 프런트의 성공인가.
KIA는 잘 알려진대로 전반기에 션 놀린의 교체를 검토했다. 놀린은 5월20일 NC전 이후 7월27일 NC전서 돌아오기까지 종아리 부상으로 휴식 및 재활했다. 당시에도 뜨거운 중위권 싸움 중이던 KIA는 긴 호흡을 할 여유가 없었다. 외국인투수들의 도움을 전혀 못 받는 실정서 놀린을 교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실제 장정석 단장은 지난 여름 10개 구단 단장들의 동반 미국 출장 이후 체류기간을 연장했다. 물론 여러 업무를 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외국인투수 관련 디시전이었다. 여차하면 현지에서 교체를 지휘하려고 했다. 치치 곤잘레스와 연결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로니 윌리엄스가 워크에식 논란을 일으키며 상황이 급반전했다. 기량도 미덥지 못한데 야구 외의 부정적 이슈가 생기니 KIA도 과감히 교체대상을 급선회할 수 있었다. 결국 놀린은 살아남았고, 로니 대신 토마스 파노니가 입단했다.
이 디시전은 2~3개월 지난 현재 성공적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까지 봐야 한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5위에 갇힌 KIA가 6위 롯데와 5경기 차를 유지하는 결정적 동력이 놀린과 파노니다. KIA는 후반기에 외국인들의 도움을 제대로 받는다.
특히 놀린은 후반기에 전체적으로 살짝 주춤한 에이스 양현종 이상으로 KIA 마운드에 공헌한다. 후반기 8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89다. 압도적인 투구를 하는 건 아니지만, 계산이 가능한 투구를 한다.
8경기 중 5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나머지 3경기 중 두 경기는 5이닝, 5⅔이닝을 안정적으로 투구하며 선발승을 챙겼다. 오히려 퀄리티스타트를 한 날 승운이 따르지 않다가 8일 인천 SSG전서 6이닝 5피안타 4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시즌 5승(7패)을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3.20.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2.8km.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최근 4경기 연속 꾸준히 50% 이상의 구사율이다. 시범경기부터 시즌 초반까지 다양한 폼으로 투구,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키긴 했다. 그러나 밸런스를 잃을 것을 우려한 김종국 감독의 지적은 날카로웠다. 폼을 일원화한 뒤 밸런스도 커맨드도 잡혔다. 우타자 기준 보더라인 바깥쪽에 절묘하게 걸치는 패스트볼은 꽤 까다롭다.
패스트볼을 안정시키면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의 비중은 매 경기 변화무쌍하다. 김 감독은 이 대목에서 포수 박동원의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칭찬했다. 결국 놀린은 치기 어렵지 않지만 절대 만만하지 않은,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그렇게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처럼 '역주행남'으로 등극했다.
단, 4회말 선두타자 후안 라가레스에게 풀카운트서 퀵모션으로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전안타를 맞기도 했다. 경기를 중계한 KBS N 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은 “꼭 그럴 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안타를 잘 맞더라”고 했다.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뺏는 차원에선 장점이 있다. 그러나 커맨드가 좋지 않으면 실투의 위험성이 높다는 윤희상 해설위원의 지적도 있었다. 아무래도 퀵 모션은 정식으로 투구하는 것보다 공에 힘이 덜 실릴 수 있다.
놀린은 파노니, 양현종과 함께 가을야구의 핵심 선발투수다. 만약 포스트시즌까지 이 흐름을 이어갈 경우 재계약 대상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시장이 갈수록 얼어붙는 와중에 놀린과 파노니를 무작정 재계약 대상자에서 제외할 이유도 없다.
[놀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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