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서건창은 지난 시즌 LG가 윈나우를 외치며 트레이드로 영입한 베테랑 2루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팀도 선수도 실패한 트레이드였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지만 부진한 성적 탓에 FA 신청을 미뤘다. 'KBO 유일한 200안타 타자' 자존심을 걸고 올 시즌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였지만 현재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 LG의 주전 2루수는 서건창이었다. 하지만 LG가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로벨 가르시아를 영입하면서 자리를 뺏겼다. 결국 자리를 잃은 서건창은 지난 7월 29일 이후 한동안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2군에 내려간 서건창은 좌절하지 않고 타격 메커니즘을 재정립하여 2군 무대를 폭격했다. 2군서 타율 0.408 출루율 0.517 장타율 0.429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리고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던 9월 1일, 28일 만에 다시 1군 무대에 섰다. 하지만 여전히 기회는 많지 않았다. 류지현 감독의 선택은 서건창이 아닌 가르시아였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8월 71타수 19안타(4홈런) 타율 0.268 OPS 0.923을 기록하며 KBO리그에 적응한 것처럼 보였건 가르시아가 9월 들어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37타수 3안타 타율 0.081로 그의 배트는 허공만 가르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타격 훈련도 제일 먼저 하고 좋은 경기력을 내려는 의지가 강하다. 시간을 주면 제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가르시아에 대한 믿음을 보였지만 17일 한화와의 홈경기에서도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포스트시즌까지 생각한다면 계속해서 경기를 뛰게 해 가르시아의 타격 페이스를 하루빨리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지만 현재 LG는 선두 SSG를 2.5게임 차로 추격하며 역전 우승을 노리고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1할도 못 치는 타자를 계속해서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더그아웃에는 지난달 2군서 4할대 맹타를 과시한 서건창이 대기하고 있다. 서건창은 9월 1군 복귀 후 띄엄띄엄 경기에 출전하면서도 16타수 4안타 타율 0.250을 기록하고 있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최근 컨디션만 보면 가르시아보다 좋다. 비록 시즌 타율 0.226으로 실망스럽지만 그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서건창은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문해 '신화'를 쓴 선수다. 2012 시즌 신인왕을 수상했고 2014시즌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유일하게 200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MVP를 수상했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3회(2012 2014 2016) 수상했고 2016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4년 연속 3할을 기록한 타자였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는 중요한 순간 팀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류지현 감독도 그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서건창을 1군에 올렸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위 SSG와 9.5게임 차까지 벌어지며 2위가 굳어지는 분위기였던 LG가 2.5게임 차까지 줄이며 페넌트레이스 역전 우승을 꿈꾸게 되었다.
19경기가 남은 지금 베테랑 서건창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절호의 찬스를 얻었다.
[시즌 막판 중요한 순간 마지막 기회를 얻기 시작한 서건창.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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