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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헌신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윤아(본명 임윤아·32)는 고미호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묻자 이처럼 얘기하더니 "근데 어디 있죠? 어디 가면 만나나요?"라고 되물으며 웃었다.
MBC '빅마우스'에서 남편 박창호(이종석)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결국 세상을 떠난 고미호는 윤아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 단계 확장시킨 캐릭터였다.
'빅마우스'를 히트시킨 것뿐 아니라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 소녀시대 15주년 완전체 활동까지 제2의 전성기라는 평까지 듣고 있는 윤아로 "예전에 새벽이(2009년 종영한 KBS 1TV 일일극 '너는 내 운명' 주인공)로 첫 주연을 했을 때가 소녀시대 '지(Gee)' 활동 때인데, 그때 이후로 제일 바쁜 시기를 보내는 것 같다"며 대중의 뜨거운 사랑에 "진짜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후 15년 동안 차근차근 자라난 윤아다. 풋풋하던 신인 시절 '새벽이'를 떠올린 뒤 지금의 '고미호'를 다시 보면 윤아가 그간 얼마나 자랐는지 쉽게 가늠하기도 어렵다.
"새벽이 연기는 안 본 지 좀 됐지만, 그래도 그때 열심히 했거든요(웃음). 사실 가장 배운 게 많은 작품이에요. 선생님들도 많이 나오시고요. 일일드라마를 해 본 게 제 배우 인생에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공조' 1편 때부터 다른 캐릭터로 펼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윤아의 성장 자양분은 겸손과 성실이었다. "15년 동안의 가수 활동이 배우 활동에 비해 훨씬 많았다 보니까 '배우'라는 타이틀을 듣기가 낯설기도 했다"는 윤아는 "필모그래피를 쌓기 위해 하나하나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빅마우스'에 쏟아진 칭찬도 "칭찬해주시면 너무 좋고 감사한데, 제가 볼 때는 아쉬운 부분들이 늘 있다"며 "한 단계씩 걸어가는 길을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시는 것 같아서 좋은 에너지도 받고 힘이 난다"는 윤아다.
단단했다. 외모는 데뷔하던 고등학생 시절과 별반 다를 게 없는데, 30대 나이에 접어들며 소녀시대 윤아의 내면은 원숙해졌다. "지금은 서른 셋"이라는 윤아는 "이제서야 저를 되돌아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때는 너무 바쁘게 지내면서 저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없었더라고요. 30대가 되면 편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전 서른이 되고 나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게 생각해 보니, 그동안 한두 번씩 절 돌아보면서 지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제가 저에 대해 몰랐던 것 같아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일지에 대해서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30대가 되어서야 한 것 같아요. 삶의 중심을 저한테 맞춰서 지내보려고 노력했어요."
윤아의 성찰은 고스란히 윤아의 연기에서 드러났다. 고미호가 되어 쏟은 눈물, 뷰티 유튜버가 된 박민영의 천연덕스러운 능청도 전부 윤아였다. 정작 윤아는 "저는 늘 똑같이 해나가고 있다"고 했을 뿐이다. 다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란 질문에 윤아가 신중하게 가다듬어 들려준 대답은 이미 새벽이와 고미호를 넘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나이에, 그 시게에 맞게끔 경험해 볼 수 있는 걸 경험해 보면서 차곡차곡, 또 지혜롭게 지내보고 싶어요. 그런 사람이 되어 보고 싶습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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