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진중권 광운대 교수. /TV조선 '강적들'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 방문 중 한 행사장에서 “이 ××”이란 표현이 담긴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입에 붙어 있다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진 교수는 22일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기본적으로 품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건 입에 붙어 있다는 얘기지 않냐”며 이같이 지적했다.
진 교수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사적 발언’이라고 해명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진 교수는 “대통령이라고 한다면 사석에서라고 이렇게 (표현)하면 안 된다”며 “그 다음에 거기가 어떤 자리인가. 공과 사, 거기가 사적인 자리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공개된 장소이고 공적인 자리고 공무 수행 중이고 거기서 업무와 관련된 공인들하고 같이 있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오면서 우리 측 인사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현지 취재진의 영상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날 행사 종료 후 바이든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48초가량 대화를 나눈 뒤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이에 야권에서는 ‘외교 참사에 이은 막발 참사’라고 비판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관한 논란에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며 “회의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한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 대형 외교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현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어떤 사적 발언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 어떻게 해서든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그런 어떤 일로 외교 참사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무대 위의 공적 말씀도 아니고 지나가는 말씀으로 이야기한 것을 누가 어떻게 녹음을 했는지 모르지만, 진위도 사실은 판명을 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윤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 표명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공적 발언이 아닌 건 분명하다”며 “어떤 회담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신 게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해당 발언 논란에 관해 현지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국회’는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를 가리킨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를 위한 국제사회 책임을 이행하고자 하는 정부 기조를 발표했다”며 “그러나 예산 심의권을 장악한 거야(巨野)가 이 같은 기조를 꺾고 국제 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는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장관은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수석은 ‘해당 발언이 우리 국회를 겨냥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거친 표현에 대해서 느끼는 국민의 우려를 잘 듣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은 또 해당 발언에서 ‘바이든’이라고 알려진 표현은 ‘날리면’이란 표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진 교수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 물의에 관해 외교 무대에서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정치인의 입장으로서도 해서는 안될 발언이었다는 취지로 추가 지적을 가했다.
진 교수는 이날 “당에 들어가서라도 (‘이 ××’ 같은) 그런 얘기를 하면 안 된다”며 “왜냐하면 대통령이라는 게 국민의 대표다. 그 사람이 우리의 품격과 위엄까지도 대변하는 자리인데, (윤 대통령에게) 그런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가 윤 대통령에 대해 이같이 지적한 것은 앞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언급한 윤 대통령의 발언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공개된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당대표인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없었고 “이 ××, 저 ×× 하는 게 대통령의 캐릭터”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진 교수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 저 ××.....’ 윤리위 열어야겠네”라며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이 정도면 역대급 대형사고”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진 교수의 이 같은 언급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당을 향해 ‘양두구육’ ‘신군부’ 등의 발언으로 비판한 것을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문제 삼아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