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대한민국 최고다.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든든하다."
키움 이적생 김태진에게 에이스 안우진의 존재감에 대해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간판스타 이정후도 올스타전 사전 인터뷰서 비슷한 얘기를 했다. 안우진은 이제 그라운드에 있는 8명의 수비수를 편안하게 할 정도로 아우라가 있는 에이스가 됐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내야수들이 수비하기에 편안한 구장이 아니다. 인조잔디라서 쳔연잔디구장보다 타구 속도가 빠르다. 아무래도 좀 더 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 하물며 페넌트레이스가 아닌 포스트시즌은 말할 것도 없다.
김태진은 NC, KIA에서 뛰다 고척돔을 홈으로 쓰는 팀에 와보니 수비가 좀 더 신경 쓰이는 걸 알게 됐다. 이런 상황서 안우진이 마운드에 버티고 있으면 저절로 안정감이 생긴다고 했다. "수비수들도 투수들을 믿고 수비를 준비한다"라고 했다.
실책이 안 나올 수는 없다. 그러나 안우진이 오히려 그런 동료를 감싸 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마운드에서 동료 수비수들에게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과묵한 편이다.
그러나 김태진은 "야수들이 실수를 해도 자기가 커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내가 할게'라고 한다. 그러면 편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렇게 안우진과 8명의 수비수는 보이지 않는 교감, 믿음이 두텁게 형성돼있다.
오히려 김태진은 "기계도 고장 난다. 수비수도 투수를 믿고, 투수도 수비수를 믿으면 된다"라고 했다. 안우진이 실투해 위기에 빠져도 수비수들이 안우진을 도와주기도 한다. 16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6회 2사 후 앤서니 알포드에게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맞았다. 그러자 중견수 이정후가 기 막힌 바운드 송구로 알포드를 2루에서 저격했다.
안우진은 명불허전이었다.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했다. 단 88개의 공만 던졌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지 않았다면 1이닝은 충분히 더 던질 수 있었다. 하필 불펜이 7~8회 4실점하며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그러나 안우진은 다음 등판에 문제 없다며 동료들을 안심시켰다.
안우진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투수로 우뚝 섰다. 각종 1~2차 스탯에서 리그를 평정했다. 그리고 수비수들에게 믿음과 안정감을 주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안우진의 가치를 증명하는 무대다. 안우진이 키움의 생존력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키움도 안우진에게 판을 깔아줘야 한다. 믿음으로 뭉친 그들은 10승을 바라보고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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