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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벙찐 느낌이었다"
SSG 랜더스 오원석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 3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의 중책을 맡았다.
시리즈에서 1승 1패를 기록 중이었던 만큼 3차전 승리는 매우 중요했다. 역대 7전 4전승제로 진행된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에서 3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확률은 16차례(1993년 무승부 제외) 중 14차례(87.5%)였기 때문.
오원석은 올 시즌 키움을 상대로 7경기(4선발)에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8.14로 매우 약했다. 하지만 김원형 감독은 시리즈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고려, '에이스' 김광현과 외국인 투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기 위해 3차전 선발로 오원석을 낙점했다.
사령탑은 "오원석이 5이닝을 던지면 너무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상대 전적이 매우 좋지 않았던 만큼 불펜 투수를 전원 대기시겠다며 '총력전'의 뜻을 밝혔다.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 하지만 오원석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오원석은 최고 149km의 직구(37구)와 슬라이더(31구)-커브, 체인지업(10구)를 섞어 던지며 5⅔이닝을 단 1실점(1자책)으로 막아냈다. 오원석은 패전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충분히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줬고, SSG는 8~9회 강한 집중력을 바탕으로 무려 8점을 뽑아내며 8-2로 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김원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원석을 향해 극찬을 쏟아냈다. 사령탑은 "경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원석이가 너무나 잘 던져줬다. 구위도 좋았고,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오늘은 오원석이 3차전을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원석이가 기술적으로 조금만 더 다듬어진다면, 배짱이나 마운드에서 모습은 (김)광현이에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힘을 비축했던 오원석이다. 그는 "(김)광현 선배님께서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지고, 재밌게 즐겨라'고 하셨는데, 플레이 하나하나에 팬분들이 환호해 주셔서 재밌었다"며 "리드적인 부분에서는 이재원 선배가 잘 끌어주셨다. 오래 휴식을 취했고, 직구에 힘이 있었다"고 한국시리즈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오원석의 투구는 사령탑이 극찬을 쏟아낼 만했다. 데뷔 후 포스트시즌 데뷔전이 한국시리즈 3차전임에도 불구하고 첫 타자부터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회를 마친 뒤에는 '미소'를 지을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그는 "첫 타자 김준완을 삼진으로 잡았던 것이 가장 컸다.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공은 김준완을 3구 삼진으로 잡은 마지막 공(146km 직구)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오원석은 이날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와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143km 직구를 위닝샷으로 구사해 삼진을 솎아냈다. 1~8구까지는 슬라이더만 던지던 오원석의 일격이었다. 오원석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 번도 삼진을 당하지 않던 이정후에게 처음 삼진을 안겼다.
오원석은 정규시즌에서도 이정후를 상대로 피안타율 0.231로 강했다. 그는 "강한 것은 알고 있었는데, 워낙 잘 치는 타자라서 상대 전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하며 "(이)정후 형이 삼진을 당하지 않는 타자다. 그런데 삼진을 잡은 뒤 '삼진을 잡은게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벙찐 느낌이었다"고 활짝 웃었다.
키움을 상대로 유독 약했던 만큼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이를 극복하고 싶었다. 오원석은 "키움을 상대로 그동안 좋지 않았는데, 기사들을 보고 더 잘 던지고 싶었다. (좋지 않은 흐름을) 깨고 싶었다. 잘 던지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SSG 선발투수 오원석이 4일 한국시리즈 3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키움 이정후가 4일 한국시리즈 3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6회말 1사 후 삼진을 당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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