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한 네티즌이 4일 새벽 1시31분 봉화 갱도에 고립된 광부들이 커피 믹스를 마시며 버틸 거라는 댓글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경북 봉화군 아연광산에서 발생한 갱도 붕괴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9일 동안 지하수와 믹스 커피를 마시며 버텼다는 사실이 전해진 가운데, 구조 21시간 전 한 네티즌이 남긴 댓글이 화제다.
이 네티즌은 갱도 붕괴 사고 게시물 밑에 “커피믹스 드시면서 나타나실 거예요”라는 댓글을 남겼는데, 실제로 구조된 광부들이 믹스 커피로 버텼다고 하자 다른 네티즌들은 “예언 적중” “성지 순례 왔습니다”라는 댓글을 적으며 신기해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봉화 아연광산 사고로 고립됐던 작업조장 박모(62)씨와 작업보조원 박모(56)씨는 4일 오후 11시3분께 구조대원의 부축을 받으며 갱도 밖으로 걸어 나왔다. 사고 발생 221시간 만이다. 두 사람은 경북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부들은 흐르는 지하수와 믹스 커피를 마시며 버틴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광부들은 믹스 커피 30봉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광부들의 주치의인 방종효 안동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5일 “커피믹스 30봉지를 갖고 계셨는데 구조가 이렇게 늦게 될지 모르고 3일에 걸쳐 나눠서 식사 대용으로 드셨다고 한다”며 “그게 아마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조작업자의 조카 또한 “삼촌과 동료분은 커피믹스를 조금씩 물에 타서 한 모금씩 서로 나눠 마시면서 버텼다”고 했다.
믹스 커피가 비상식량 역할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온라인에서는 한 네티즌이 남긴 댓글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봉화 매몰광산 내시경’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전날 매몰 광부들의 대피 예상 지점에 투입된 내시경 카메라 영상 게시물이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제발 살아 계시길 바랍니다”, “제발 무사하길”, “얼마나 두려우실까”라며 광부들의 생존을 기원했다. 그중 한 네티즌은 이런 댓글을 남겼다.
“내일 아침에 커피 믹스 드시면서 나타나실 거예요. 낮밤이 바껴서 주무시는 듯”(11월4일 새벽 1시31분)
이 댓글에 대한 반응은 초반엔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은 이 댓글을 보고 최초 댓글 작성자가 광부들을 모욕했다고 오해했다. 해당 댓글에 비추천은 50개가 넘었다. 그러자 최초 댓글 작성자는 “내시경 카메라에 안 보이신다고 하니 그런 거다. 커피믹스 가지고 계신다고 하더라. 저도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시길 바란다”며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부들이 믹스 커피로 버텼다는 보도가 나오자, 분위기는 단번에 역전됐다. ‘성지순례지’가 됐다. 네티즌들은 “욕한 사람들 머리 박아라”, “로또 번호 알려주세요”, “이 댓글 대단함”, “예언 성공?”, “여기가 성지이군요”, “혜안이 정말 대단하십니다”라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또 온라인에서는 광부들을 믹스 커피 광고 모델로 써야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믹스 커피 회사들 뭐 하냐. 빨리 구조된 광부들 모델로 섭외해라”, “커피 광고 모델하면 대박일 듯”, “꼭 TV에서 광고하는 모습 볼 수 있길”, “커피 믹스 뜻밖의 광고”, “커피 믹스 판매량도 저분들 덕에 증가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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