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키움 출신 감독들의 화려한 귀환이다.
LG가 염경엽 감독을 ‘우승청부사’로 모시면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드러났다. 지난 10년간 키움에서 감독을 지낸 인사들이 전부 현장에 복귀했거나 종사 중이라는 점이다. 비록 키움에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주지는 못했지만, 타 구단에서 못다한 꿈의 날개를 펼치려고 한다.
염 감독은 김시진 전 감독에 이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넥센 감독을 역임했다. 이 기간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당시 넥센은 우승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삼성 왕조의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염 감독은 2016시즌 후 SK 단장으로 부임했고, 감독까지 지냈다. 단장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감독으로는 우승 커리어가 없다. 2019년 역대급 용두사미 시즌에 2020년 주축 줄부상과 본인의 건강이슈로 퇴진했다. 2년간 메이저리그 유학, KBO 요직, 스포츠케이블방송사 해설위원을 경험한 끝에 현장 컴백이 확정됐다. 3년 21억원 계약으로 단숨에 현직 감독 몸값 1위에 올랐다.
장정석 전 감독은 염 감독에 이어 2017년부터 넥센 사령탑을 맡았다. 간판이 키움으로 바뀌면서 팀을 다시 한번 가을야구 단골 손님으로 격상시켰다. 2018년 포스트시즌 선전(와일드카드시리즈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에 이어 2019년에 또 한번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어냈다.
장 전 감독은 2019년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됐으나 준우승 타이틀을 달고도 퇴단하고 말았다. 이후 스포츠케이블방송사에서 2년간 해설위원을 역임한 뒤 2021년 가을에 KIA 단장으로 부임했다. 염 감독과 마찬가지로 프런트 경험이 풍부하다. 맞는 옷을 입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장정석 단장은 구단의 로드맵에 따라 253억원을 투자해 FA 나성범, 양현종을 영입했다. 10억원아 낀 박동원 트레이드를 성사하는 수완도 발휘했다. 결국 KIA는 올해 4년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다. 장 단장은 감독 시절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2020시즌에 키움을 맡아 한 시즌 완주도 못하고 10월 초에 ‘의문의 사퇴’를 했던 손혁 전 감독은 최근 한화 단장에 선임됐다. 손 전 감독은 1년간 메이저리그 유학 등으로 시야를 넓혔다가 올해 한화의 전력코디네이터로 부임했다. 능력을 인정받고 단장으로 새 출발한다.
키움은 예나 지금이나 구단의 가장 중요한 일은 최대주주의 의견이 크게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염 감독과 장 단장은 직접 감독으로 발탁했다는 점에서 ‘인재 등용 선구안’이 새삼스럽게 재확인된다.
염 감독, 장 단장, 손 단장은 이제 LG, KIA,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기 위해 뛴다. 그 사이 키움도 창단 첫 우승을 향해 다시 손을 뻗고 있다. 홍원기 감독이 올 가을 예사롭지 않은 용병술로 포스트시즌의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홍 감독의 계약기간도 이번 한국시리즈까지다. 설령 재계약에 실패해도 훗날 타 구단에서 능력을 알아보고 영입한다면 ‘키움 감독의 역량’이 또 한번 조명을 받을 것이다.
[위에서부터 염경엽 감독, 장정석 단장, 손혁 단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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