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대학교면 좀 어때. 삼성에 ‘흐느적’이 사라졌다. 4쿼터에 역전패했지만, 팀에 확실히 힘이 생겼다.
삼성에 그동안 전투력이 떨어졌다. 객관적 전력이 약한데, 현대농구에서 필수적인 공수활동량이 너무 떨어졌다. 은희석 감독은 올 시즌 부임하면서 이걸 없앴다. 삼성대학교 혹은 삼성고등학교란 말을 들을 정도로 지난 여름에 많은 준비를 했다.
디테일한 준비가 있었던 것 같다. 올 시즌 삼성은 예년과 완전히 다르다. 승수를 많이 쌓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의 체질이 180도 바뀌었다. 트랜지션과 활동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공 없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많아졌고, 오프 더 볼 스크린도 늘어났다.
이정현과 마커스 데릭슨이 수비수 1명을 확실하게 달고 다니면서 스페이싱을 만든다. 여기에 가드 이호현과 빅맨 이원석의 스텝업이 돋보인다. 이호현은 이동엽과 함께 공수 에너지레벨을 높인다. 이원석은 그동안 페인트존에서의 움직임이 투박했지만, 이젠 간결하게 처리하는 빈도가 점점 늘어난다.
여기에 이메뉴얼 테리는 육상선수를 방불케할 정도의 압도적 운동능력을 과시한다. ‘삼성 서커스단’을 연상할 정도로 붕붕 날며 덩크를 꽂는다. 이 과정에서 철저히 스크린을 걸고 성큼성큼 다이브하며 슈팅능력의 약점을 최소화한다.
수비에서도 디플렉션과 헬프와 로테이션 등이 확연히 좋아진 모습이다. 여전히 전력이 압도적이진 않다, 그러나 삼성 특유의 흐느적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힘이 생기면서, 마치 팔딱거리는 가을전어가 생각난다.
삼성은 3쿼터에 흐름을 장악했다. 캐롯은 삼성의 전투력에 같이 리듬을 맞추다 공수에서 실수가 잦았다. 단, 캐롯 전성현 특유의 고품격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성현과 디드릭 로슨이 서로 볼 핸들링도 하고 스크린도 걸어주며 공격생산력을 높이는 게 단연 인상적인 모습. 그러나 골밑이 약해 테리나 이원석을 확실하게 제어하지 못했다.
그런데 로슨이 고품격 농구를 선보였다. 올 시즌 로슨은 2년 전 전임 감독 시절과 좀 다르다. 골밑 수비가 당연히 좋지 않은데, 수비에 대한 전투력이 확연히 올라갔다. 스틸도 곧잘 시도한다. 공격에선 볼 핸들링에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 골밑 공략 등이 돋보인다. 전천후 패키지.
여기에 잠잠하던 ‘작은’ 이정현이 한호빈의 도움을 받아 3점포를 터트렸다. 코트를 넓게 활용했고, 볼 없는 움직임이 깔끔했다. 뒤이어 결정적 스틸에 속공까지. 3분29초전에도 이정현~로슨~전성현으로 이어지는 스페이싱에 의한 전성현의 좌측 코너 3점포가 통했다. 스크린을 쳐주면서 스위치를 유도한 뒤 반대편 코너를 공략하는 움직임이었다. 사실상 승부를 가른 순간. 전성현이 3점슛 5개 포함 26점을 올렸다.
고양 캐롯 점퍼스는 13일 서울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2라운드 원정경기서 서울 삼성 썬더스를 81-72로 이겼다. 3연승하며 7승3패. 삼성은 3연승이 끊기면서 6승5패.
[전성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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