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손 아파? 2군에서 1할 친 게 마음이 더 아파.”
KIA는 제주도에서 마무리캠프에 한창이다. 2군 유망주들이 2023시즌 1군행 가능성을 테스트 받는 장이다. 더구나 김종국 감독을 비롯한 1군 지도자가 대거 제주도에 파견됐다. 2군 지도자들을 못 믿는다는 게 아니라, 2군 선수들에게 긴장감과 의욕을 동시에 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어쨌든 2군 선수들에겐 기회다. 1군 지도자들에게 잘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가치는 곧 돈이고, 돈은 곧 프로스포츠 선수의 생명과도 같다.
최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흥미로운 영상 하나가 게재됐다. 이범호 타격코치가 내야수 임석진, 외야수 한승연의 야간 타격훈련을 지도하면서 건넨 얘기가 잔잔한 화제다. 선수가 당장 마음 아플 수도 있지만, 엄연히 ‘팩폭’이자 ‘명언’이다.
임석진에게 공을 토스해주면서 “느껴봐, 느껴봐. 세게 친다고 넘어가는 거 아니야. 힘을 딱 모아서 치는 거야”라고 했다. 뒤이어 한승연이 등장하자 ‘명언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한승연은 타격을 할 때 손가락이 좀 울리는 듯했다.
이범호 코치는 “손 아파? 벤치에 있는 게 마음이 더 아파. 손 아픈 건 아무것도 아니야. 2군에서 1할 친 게 마음이 더 아파”라고 했다. 실제 한승연은 2022년 2차 8라운드 75순위로 입단한 오른손 외야수다. 만 19세의 유망주. 올해 퓨처스리그 74경기서 144타수 26안타 타율 0.181 3홈런 18타점 23득점 OPS 0.587.
그렇게 눈에 띄는 성적이 아니었다. 이번 제주도 훈련에서 이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듯하다. 이 코치는 팩폭을 날리면서도 “모든 스포츠에서 가장 힘 있을 때가 19~20세야. 그렇지? 힘을 써. 아껴 놓으면 뭐해. 그래, 그래. 친구들도 다른 데에서 열심히 치고 있다”라고 했다.
또한, 이 코치는 타구가 힘 있게, 예쁘게 날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이브가 걸리는 이유에 대해 타격 매커니즘과 타이밍의 미묘한 문제를 지적하며 직접 한승연을 이해시키기도 했다. “손 아픈 것 알아. 그래도 니가 어떻게 쳐야 하는지 머리에 새겨 놔야 한다. 안 맞을 때, 잘 맞을 때의 모습을 기억해놓고 생각하면서 쳐야 한다”라고 했다.
이 코치의 팩폭과 명언, 격려가 2군 유망주 타자들에게 얼마나 스며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오롯이 그들의 몫이다. 지도자가 할 수 있는 건 선수가 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인도해주는 것이다. 무조건 ‘오냐오냐’도, 강하게만 지도하는 것도 안 된다. 은퇴 후 지도자 경험도 제법 쌓은 이 코치의 노련한 코칭에 타이거즈의 미래들이 무럭무럭 자란다.
[KIA 이범호 타격코치(위), 한승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