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한지붕 두 '엽'의 전쟁이 곧 발발할 전망이다. 2022시즌이 끝난지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2023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모두 수장을 교체했다. LG는 정규시즌 87승 2무 55패 2위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PO)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무릎을 꿇었고, 류지현 감독과 계약이 만료된 LG는 제14대 사령탑으로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다.
두산 베어스도 마찬가지.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으며 '왕조'의 길을 걸었던 두산은 올해 최악의 수모를 겪었다. 두산은 베어스 창단 첫 9위에 머물렀고, 구단 사상 최다패(82패)를 기록했다. 두산은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김태형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LG와 두산의 라이벌 구도는 KBO리그에서 가장 '핫'하다. 두 팀이 맞붙는 날이면, LG와 두산 팬들로 인해 잠실구장을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 특히 같은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존심 싸움이 벌어진다. 그야말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라이벌 구도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잠실 라이벌' 매치에서는 두산이 계속해서 앞섰다. 두산은 지난 2014년 LG를 상대로 7승 1무 8패로 열세를 기록한 이후 무려 7년 연속 라이벌 구도에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LG는 올 시즌 두산을 10승 6패로 꺾으며, 8년 만에 상대 전적에서 우세를 기록했다.
그동안 줄곧 뜨거웠던 '잠실 라이벌' 구도는 2023시즌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팀 모두 신임 사령탑 체제로 시즌을 치르기 때문. 염경엽 감독은 '디테일'을 중요하시는 편, 이승엽 감독은 과거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던 만큼 '기본적인' 색깔은 비슷하다. 상황에 맞는 작전 등 지략 싸움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이승엽 감독과 벌일 라이벌 매치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염경엽 감독은 "두산과는 라이벌 관계다. 하지만 특별하게 경계를 하기보다는 매 경기 상황에 따라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 문을 열었다.
다소 진부한(?) 대답을 늘어놓은 염경엽 감독은 이내 재치 있는 답변을 보탰다. 그는 "나는 누구보다 이승엽 감독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운을 떼며 "내가 많이 이기고, 이승엽 감독은 다른 팀을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염경엽 감독과 이승엽 감독은 지휘봉을 잡음과 동시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취임 후 줄곧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취임식 진행 전부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LG는 2023시즌 여전히 '우승'을 목표로 달린다. 반면 두산은 성적과 육성까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소위 '엽의 전쟁'으로 불리는 LG와 두산의 라이벌 매치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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