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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천주교 원주교구 박홍표 신부 퇴임 감사 인사' 유튜브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 박홍표 신부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를 SNS에 올려 물의를 빚은 박주환 신부를 두둔하면서 "숙청당한 기분이다.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라면서 "교회가 그를 내팽개치고 자기들의 안일과 신자 안전에만 신경 쓰다니 참담하다"고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16일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박홍표 신부는 이날 자신이 페이스북을 통해 "박주환 신부. 그는 나와 한 건물에서 오랫동안 함께 먹고 자고한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시국얘기를 나누며 눈빛만 봐도 형하고 아우라 부르며 사랑했다"며 "의기투합한 우리는 도원결의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홍표 신부는 "정의감에 넘치는 그의 에너지 이번 촛불에서 여지없이 폭발했다. 사탄의 전광훈, 이계성 교회가 그들 때문에 추락할 때 그는 과감히 구마사제라 얘기했다"며 "잘못하는 윤석열 정부(미신정부)를 교회가 제1계명으로 규탄해야 하는데 오히려 품격은 실추됐다. 그는 교회 대신 그들을 폭격했다"고 박주환 신부를 추켜세웠다.
이어 "사제가 신의 얘기만 하고 사회의 부조리는 비판하면 안 되는가. 그런 분이 있어 그래도 교회가 깨시민의 사랑을 받지 않는가"라며 "나라의 모든 게 망가져 있지 않는가. 그럼 이젠 교회가 나서서 얘기하시오. 더 망하기 전에 누군가 십자가를 져야 했다. 그에게 바로 성령의 십자가가 떨어진 것이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직이라니. 바른 말하는데 정직이라니. 어느 사제가 교회를 믿고 목숨을 바칠까 쳐내는 교회에서 무슨 애정을 느낄까"라며 "정직은 사제의 정체성을 잃게 만들고 교회에게서 사랑받지 못한 신부는 성소의 위기까지 느낀다. 대단한 아픔"이라고도 했다.
박홍표 신부는 "대전교구 원로 사제단은 그를 지켜주어야 한다"며 "원로는 교회 대표에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자유가 현역보다 좀 더 많다. 그를 지켜야 한다고 건의해야 한다. 권력의 압력에 굴했다면 아주 심각한 문제다. 또한 기O기(기자들을 비하하는 용어) 언론에 백기 들다니 참담하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는 우리가 지켜줘야 한다. 촛불과 사제단과 깨어있는 신자가 지켜줘야 한다. 나는 그의 신념과 포효를 인정하고 믿는다"면서 "우려스럽다. 그가 과연 자기 성소를 지켜낼까. 저에게 기도해주셨듯이 그를 위해서. 그런데 왜 그 얼굴이 떠오르며 아픔이 오는지 놀란 가슴"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전날 천주교 대전교구는 박주환 신부의 논란과 관련해 박 신부를 정직 처리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종수 천주교 대전교구장은 "박주환 신부가 언급한 부적절한 언행과 관련, 많은 분이 받았을 상처와 충격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교구 소속 박주환 신부에 대해 성무 집행정지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성무 집행정지는 가톨릭교회 성직자에게 주어지는 징계로, 이를 받은 성직자는 미사나 고해성사 집전 등 사제의 권한과 임무를 박탈당한다. 다만 박주환 신부는 신부 자격 자체를 박탈당하는 '면직'은 피해 신부 신분은 유지하게 됐다.
김 교구장은 "박 신부가 무릎을 꿇고 교회와 국민들께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면서 "이후 박주환 신부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며 보다 단호한 결정을 내리겠다. 다시 한 번 교구민들과 신자분들, 모든 국민께 거듭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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