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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극장판 주술회전0’는 한국에서 65만명, 전 세계에서 2,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애니메이션의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한국인 박성후 감독이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일본에서 외국인 감독이 애니메이션을 연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만큼 실력을 인정 받았다.
그는 최근 마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에서 “일본인보다 두 배 이상 노력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일을 시작했다.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감독으로 성공한 뒤 한국 매채와 인터뷰는 마이데일리가 처음이다.
‘극장판 주술회전0’는 누구나 공감하는 성장 이야기
‘극장판 주술회전0’는 백귀야행으로 주술고전을 위기에 빠트릴 강력한 주저사 ‘게토 스구루’에 맞선 주술사 ‘옷코츠 유타’의 다크 액션 판타지 블록버스터이다. 압도적 전투신, 뜨거운 우정을 다룬 이야기에 최고의 스타성우가 가세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옷코츠 유타는 처음에 미숙한 캐릭터인데다 자신의 행동을 억제하는 인물이죠. 그 모습이 현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과 가깝다고 생각해요. 주술고전에 입학해 동료들과 우정을 쌓으며 성장하는 스토리가 팬들의 사랑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는 “각 캐릭터마다 개성이 강해 각각의 스핀오프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색깔이 확실한 것도 장점이다”라고 전했다.
초등학교 6학년때 ‘마크로스’ 보고 애니메이션 감독 꿈꿔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6학년때 ‘마크로스’를 보고 애니메이션 감독의 꿈을 꾸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장래희망란에 애니메이션 감독을 적었다. 중2 시절에 미술학원을 다니며 실력을 쌓았다.
“만 21살 때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일본에 갔어요. 미국에서 3D 애니메이션을 배울까, 일본에서 2D 애니메이션을 배울까 엄청 고민했어요. 결론은 일본이었죠.”
21살 때 일본에서 어학부터 배우며 기본기 닦아
그는 어학원에서 1년간 일본어를 익히고 치요다 공과 예술전문학교에 들어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2003년 스튜디오 코멧트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05년 ‘카페타’ 레이셍 애니메니션을 시작으로 원화 작업에 참여했다. 이 즈음부터 업계에 이름이 알려졌다. 2013년 ‘강철의 연금술사’에선 액션신을 잘 그린다는 평을 받았다. ‘주술회전0’ 역시 뛰어난 액션신으로 호평을 받았다.
“평소에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다니며 다양한 앵글로 찍어요. 그러면서 감각을 익혔죠. 할리우드 액션영화, 한국영화도 많이 봤어요. ‘아저씨’는 아직도 보고 있어요. 정말 자연스럽더군요.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일본은 남녀노소 누구나 애니메이션 즐겨
그는 2017년 ‘가로-베니싱 라인’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24부작으로 첫 감독 타이틀을 달았다. 2020년엔 ‘갓 오브 하이스쿨’ 13편과 ‘주술회전’ 24편의 감독을 맡았다. 두 작품이 겹쳐 무척 힘들었다로 회고했다.
“일본인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사랑해요. 수요가 많으니까 제작과 투자가 활발하죠.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요. 그런 환경에선 발상, 아이디어, 인재가 나올 수 밖에 없죠. 그게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점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그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그림을 그리고 애니메이션만 관람하지 말고, 미술 전시회도 가고 스포츠 경기도 관람하라고 했다.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경험을 해야 애니메이션 감독이 될 수 있어요. 책상에 앉아 그림만 그리지 마세요. 콘서트장에 가더라도 무대 디자인은 어떤지, 조명은 어떻게 들어오는지 등을 꼼꼼하게 관찰하는 습관을 기르는게 중요합니다.”
한국작품으로 에미상 받고 싶어
그는 평상시에 음악을 자주 듣고, 게임도 즐긴다. 게임 속 액션은 애니메이션션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된다. 세 딸과의 교감도 소소한 행복이다. ‘주술회전0’의 어떤 장면의 아이디어는 딸과의 대화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귀띔했다.
“21살 때 일본행 비행기 안에서 결심한게 있어요. 한국 작품으로 에미상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받는게 꿈입니다. 그 꿈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죠.”
[사진 = 박성후 감독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 대원미디어]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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