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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12월부터 협상을 할 예정이다"
두산 베어스에게 올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지난 7년 동안 KBO '최초'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던 두산이지만, 올해는 정규시즌에서 60승 2무 82패 승률 0.457로 9위에 머물렀다. 순위가 모든 것을 말해주듯 여러 방면에서 문제점이 속출한 시즌이었다.
톱니바퀴가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선발 로테이션.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 'MVP'로 선정된 '190만 달러'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시즌이 개막하기 전부터 부상을 당하면서 모든 것이 꼬였다. 두산은 미란다가 회복하고 돌아오기를 고대했다. 하지만 1군에서 3경기 평균자책점 8.22의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
결과는 참혹했다. 미란다의 이탈과 시즌 막바지에는 이영하마저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 발생한 두산은 지난 2008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10승 선발 투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게 됐다. 두산 선발 투수들이 거둔 승리는 단 38승으로 10개 구단 중 9위, 선발 평균자책점 또한 4.22(7위)에 머물렀다. 토대가 무너진 두산은 결국 반등하지 못했다.
그동안 두산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수많은 배경에는 외국인 투수의 공이 컸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조쉬 린드블럼, 크리스 플렉센, 라울 알칸타라, 미란다 등 KBO리그 최고의 투수들과 함께했다. 두산은 시즌이 종료된 후 곧바로 재정비에 돌입했다. 해가 넘어가기 전 외국인 타자와 투수를 새롭게 뽑았다.
두산은 메이저리그 83경기 6홈런 타율 0.188, 마이너리그 535경기 92홈런 타율 0.286 OPS 0.850을 기록한 호세 로하스, 마이너 통산 102경기(90선발) 34승 평균자책점 4.04, 올해 트리플A에서 26경기(19선발) 8승 6패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한 딜런 파일을 영입했다.
두 명의 뉴페이스와 계약을 마친 두산은 본격 세 번째 선수 영입에 착수할 전망이다. 두산이 관심을 품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은 누구나 아는 이름이다. 바로 KBO 통산 58경기에서 31승 13패 평균자책점 3.22로 활약한 라울 알칸타라. 두산 관계자는 "알칸타라는 11월 말까지는 한신 소속이다. 12월이 된 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칸타라는 2019년 KT 위즈에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한 뒤 이듬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활약했다. 알칸타라는 2020시즌이 끝난 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건너갔으나, 첫해 3승 3패 6홀드 평균자책점 3.49, 올해 1승 3패 1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4.7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시즌 종료 후 한신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알칸타라와 협상까지는 시간이 조금 소요될 전망. 한신이 알칸타라와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공식적으로 11월 30일까지는 한신 소속이기 때문. 두산은 알칸타라가 완전히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12월 1일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가질 방침이다.
알칸타라의 장점은 KBO리그를 경험해 봤다는 점. 최근 2년간 한신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지만, 두산은 알칸타라가 여전히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두산은 알칸타라에 끌려다니지는 않을 방침이다. 19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40인 로스터 정리를 완료하면서 시장에 많은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두산은 알칸타라를 비롯해 논텐더로 방출된 선수들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과거 두산 베어스 시절의 라울 알칸타라.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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