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이규회가 울분 열연으로 묵직한 임팩트를 남기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연출 정대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 분)으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극중 이규회는 윤현우의 아버지 역을 맡았다.
지난 26일 방송에서는 과거, 윤현우 아버지(이규회 분)의 서사가 풀렸다. 아버지가 재직 중이던 국내 최대의 자동차 그룹 아진자동차가 IMF 외환위기와 경영 악화로 인해 막대한 부채를 남긴 채 파산 위기에 처했고, 강제 해직 위기에 놓인 현우의 아버지는 파업 투쟁에 참여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노조 현장에서 몰매를 맞으며 피를 흘렸고 그 모습을 뉴스를 통해 보던 현우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며 죽음을 맞았던 것.
이로 인해 훗날 윤현우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키워왔다. 그러나 진도준으로 회귀한 윤현우가 본 아버지의 본 모습은 달랐다. 그저 가정을 뒤로한 채 노조에 뛰어든 것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걸고 가장으로서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다. 아내에게 꽃다발 선물을 건네며 미안한 마음을 전하던 가장이었다. 그럼에도 꽃다발 선물에 돌아온 건 아내의 면박이었다.
그런 아내에게 아버지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열여덟에 학교 졸업하고 아진에 들어와 30년 동안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 도장 기능사, 정비기능사, 전기기능사. 나 아진이 인정한 기술 장인이야. 근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식당일 하랴 애 키우랴 고생만 시킨 우리 마누라한테 꽃다발 하나 선물 못하는 상 머저리 등신이 돼야 되는데. 내가 왜”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윤현우는 처자식 번듯하게 건사하는 가장이라는 아버지의 말에 떳떳한 가장으로 살 자격이 있냐고 묻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가정을 위해 버티고 살아온 아버지의 인생을 회귀해서야 본 아들은 집을 나선 아버지를 쫓았지만 이미 아버지는 눈앞에서 사라졌다. 윤현우의 아버지는 그 시절, 국가가 무너지는 믿을 수 없는 현실과 싸워온 가장의 모습 그대로였다. 설움과 울분을 토하는 아버지의 눈물은 시청자에게 시대를 관통하는 몰입감을 선사하며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큰 소리로 눈물 흘리지 않고 그저 울분을 토하며 눈물에 찬 눈빛으로 울먹이는 목소리를 남긴 이규회의 섬세한 연기가 시청자의 감정을 파고들었다. 캐릭터의 서사를 탄탄히 쌓아 올린 이규회의 밀도 높은 열연에 몰입감이 터졌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사진 = 에이스팩토리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