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이현호 기자] 월드컵 인터뷰에서 통역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것도 두 번이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치르고 있다. 한국은 지난 24일(현지시간)에 열린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다. 28일에는 가나와 2차전을 치른다.
우루과이전이 끝난 뒤 대한민국 공격수 황의조가 외신 방송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의조는 우리말로 답했다. 하지만 통역사가 황의조의 말을 영어로 전달하지 않은 채 인터뷰를 마쳤다. 황의조는 “영어로 (통역)해줘야죠”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통역을 해주지않자 2번 더 부탁했다.
27일에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통역 문제가 빚어졌다. 가나전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김민재 출전 여부가 주요 관심사였다. 한국 취재진은 벤투 감독에게 “김민재가 부상을 당했는데 내일 가나전에 뛸 수 있는 상태인가?”라고 물었다.
벤투 감독은 모국어인 포르투갈어로 대답했다. 기자들은 각자 소지한 이어폰과 헤드셋을 통해 동시통역을 받았다. 통역으로 전달받은 내용은 “김민재는 내일 뛸 수 없다”였다. 한국 기자들은 낙심한 표정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빠지면 타격이기 때문이다.
그다음 질문은 “김민재가 결장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였다. 벤투 감독은 앞선 대답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는 “방금 한 대답은 통역이 잘못됐다. 김민재가 가나전에 못 뛴다고 말한 게 아니었다. 뛸 수도 있고, 못 뛸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내일 아침에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벤투 감독은 다시 한번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번에는 영어로 다시 말하겠다. 김민재 부상 상태를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내일 오전에 검사해보고 가나전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FIFA 월드컵은 전 세계 취재진이 몰리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다. 벤투 감독 기자회견에도 가나, 포르투갈 등 다양한 국가의 기자들이 들어왔다. 벤투 감독이 통역 오류를 눈치채지 못했다면 완전히 다른 뜻으로 코멘트가 나갈 뻔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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