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이회택, 차범근, 최순호, 황선홍, 최용수, 이동국. 그 다음은?
이는 한국 숙제의 숙제다.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다음 후계자가 아직 명확하게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새로운 주인공을 기다렸다.
파울루 벤투호의 간판 공격수 황의조가 큰 기대를 받았지만 최근 소속팀에서의 부진 등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황의조가 부진한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이가 있었으니 바로 조규성이다. 그는 그에게 찾아온 기회를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28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고 가나전. 1차전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조규성은 가나전에 선발 출격 명령을 받았다. 그는 첫 번째 기회에서 자신 인생 최고의 순간을 연출했다.
한국이 0-2로 끌려가던 후반 12분 조규성은 이강인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추격골을 성공시켰고, 3분 뒤 이번에는 김진수의 크로스를 머리로 마무리 지었다.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울어가던 한국을 조규성의 머리가 살려낸 것이다.
이후 한국이 1실점을 더 허용하며 2-3으로 졌지만, 조규성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조규성은 한국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가장 유력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조규성은 월드컵에 있어서는 이미 대선배들을 넘어섰다. 월드컵에서 한 경기 멀티골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조규성이 최초다.
조규성은 경기 후 "나는 별거 아닌 선수였다. 보잘 것 없는 선수였다. 그런데 월드컵이라는 세계적 무대에서 골을 넣었다. 믿기지 않는다. 끝까지 나 자신을 믿고 꿈을 좇아가면 나처럼 이런 무대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 어린 선수들도 꿈을 가지고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이 순간이 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느낄 수 있는 발언이다.
그의 말처럼 조규성은 '깜짝 스타'가 아니다. 철저히 준비된 선수였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고 했다. 조규성이 그렇다.
하석주 아주대 감독은 "조규성은 준비된 선수다. K리그1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다. 김천 상무에 있을 때 웨이트를 엄청 많이 했다고 들었다. 또 성실한 선수다. 키가 큰 선수지만 활동량이 엄청나다. 몸싸움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큰 무대에서도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헤딩 골을 그렇게 넣는 것도, 연속으로 넣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찾은 것 같다"고 극찬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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