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른팔을 낮췄더니 세상이 바뀌었다.
KIA가 2023시즌 연봉협상을 완료했다. 비 FA 신분 중에선 클로저 정해영(2억3000만원)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로 거듭났다. 타이거즈 세이브 역사를 차례로 새롭게 쓰고 있으니, 그럴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인상률만 보면, 의외의 선수가 눈에 띈다. 가장 높은 109%를 기록한 좌완 이준영(31)이다. 이준영은 2022시즌 67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억4000만원을 받는다. 그만큼 고과가 높았다. 75경기서 1승1패1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2.91로 맹활약했다.
2015년 2차 4라운드 42순위로 입단한 뒤 생애 최고의 시즌이었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서 좌타자 피안타율 0.222를 기록했다. 우타자 피안타율이 0.283으로 높긴 했지만, 표본은 많지 않았다. 주무기 슬라이더가 우타자 상대 몸쪽으로도 정교하게 꽂힐 정도로 품질이 높아졌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0.231로 안정적이었다.
이준영은 상무를 다녀온 뒤에도 5~6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연봉 1억원대 진입은 고사하고 1군에서 존재감마저 잃을 위기였다. 그러나 서재응 투수코치의 도움으로 양팔의 높이를 수평에 가깝게 맞추면서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실제 이준영은 2022시즌 도중 오른팔 높이를 조금 낮추면서, 자연스럽게 왼팔의 스윙폭이 조금 줄었다. 투구밸런스가 잡히면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품질을 높였다. 구종이 단조롭긴 하지만, 어차피 스페셜리스트이니 큰 문제는 없다.
KIA 불펜은 작년까지만 해도 왼손이 마땅치 않았다. 이준영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다. 더구나 시즌 중반 트리플J(정해영~장현식~전상현)가 잇따라 부상이슈로 자리를 비우면서 이들의 몫까지 도맡은 걸 감안하면 연봉 109% 인상은 합당하다.
이준영은 올 시즌 다소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KIA가 왼손투수 왕국으로 거듭날 조짐이기 때문이다. 선발진 경쟁에 가세할 김기훈과 신인 윤영철 중 최소 한 명은 불펜에 가세할 수 있다. 김기훈의 불펜에서의 위력은 이미 지난 시즌 막판에 확인했다. 기존 트리플J에 좌완까지 풍성해질 KIA 마운드의 짜임새가 좋아질 조짐이다. 이준영이 성공시대를 열어젖혔다.
[이준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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