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타격왕 2연패에 빛나는 이정후(키움)가 대단한 도전을 시작했다.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 토킹스틱에서 열린 키움 스프링캠프서 타격폼 수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이정후는 테이크백 동작을 더 짧고 간결하게 변경, 올 시즌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의 생존본능까지 염두에 뒀다.
이정후는 2일 훈련을 마치고 타격 폼 변경에 대해 설명했다. “짧고 빠르게 나온다”라는 말이 핵심이다. 그동안 이정후는 타격을 할 때 방망이를 귀 부근까지 끌어올린 뒤 패스트볼 혹은 변화구 타이밍을 잡고 스윙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폼 수정을 통해 팔 높이를 가슴 부근까지 내렸다. 방망이의 타격 임팩트 순간까지 더 짧은 시간에 도달하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150km 이상 강속구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변화다.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의 생존본능을 모색한 것이다. 지난 1월 LA 전지훈련부터 감을 익히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정후는 “간결한 폼이 ‘뭘까’하고 생각하다가, 계속 시도하면서 정립했다. 150km 이상의 공이 날아오면 힘이 있다. 간결하게 중심에만 맞추면 투수가 던지는 힘을 역이용할 수 있다. 중심에만 맞추면 된다. 타자는 투수의 공의 힘만 이용하면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다. 빠른 공을 간결하게 중심에 맞춰야 한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2년 연속 타격왕에 올랐다. 심지어 2022시즌 타격 5관왕으로 MVP에 선정됐다. 그러나 이정후는 만족이 없다. “투수만 던진 무시무시한 공에 굳이 힘을 안 쓰려고만 하면 멀리 보낼 수 있다. 올해와 내년을 볼 때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조금의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2023-2024 FA 시장의 최대어. 2022-2023 오프시즌에 키움으로부터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 당연히 올해 키움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성적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타격 폼 수정은 길게 볼 때 메이저리그에서의 생존 본능 모색이다.
이정후는 “작년과 똑 같은 폼으로 잘할 자신도 있지만, 올해와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조금의 변화가 필요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무조건 폼 변화는 생길 것인데 미리 정립하면 적응하기 수월할 것이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는 150km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수두룩하다. 적응 차원에서 좀 더 간결하고 강한 스윙은 필수적이라고 봤다. 이 대목에서 절친이자 매년 비 시즌을 함께 보내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하드레스)의 조언도 있었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이 결국 여기에(메이저리그) 오면 폼 변화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성이 형도 자연스럽게 내려왔다. 이젠 작년보다 더 짧아졌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다가올 WBC가 확실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시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잘 치는 선수들의 폼을 전부 찾아봤다. 전부 치기 전에 손이 여기로(가슴 부근)로 온다. 오히려 WBC가 있어서 잘 됐다. WBC서 제대로 (훈련의 성과)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정후의 폼 변화는 간과할 대목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1년을 앞두고 굳이 변화를 주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그러나 이정후는 지난 2년보다 더 잘 하고 싶어서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이제 구단과 팬들이 기다려주는 것만 남았다. 결과는 단기적으로 다가올 3월 WBC와 올 시즌 성적, 장기적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생산력으로 평가 받는다.
[이정후.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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