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우완 한승혁(30)을 떠올리면 조금 거친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2011년 1라운드 8순위로 KIA에 입단한 뒤 150km대 초~중반의 패스트볼로 타자들의 기를 죽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불안한 제구와 커맨드도 늘 따라다니는 숙제다.
그런 한승혁은 세월이 흐르면서 스피드보다 밸런스, 제구로 자연스럽게 키워드를 재설정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2022시즌에는 개막과 함께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돼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하며 또 한번 용두사미 시즌을 보냈다. 그래도 야구통계사이트 스텟티즈 기준, 한승혁의 2022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7.9km였다. 2021년은 149.3km. 프로에서 10년 넘는 시간을 보내면서, 스피드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과거 와일드한 폼에 비해 밸런스, 제구를 중시하는 폼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작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정든 KIA를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한화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벨뱅크파크에서 “새 팀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매년 같은 시작이지만, 남다른 기분이 든다”라고 했다.
한승혁은 이날 불펜투구가 예정됐으나 컨디션이 살짝 좋지 않아 다음으로 미뤘다. “아직 보직에 대해 말을 들은 건 없다. 내 몸 상태에 맞게 차츰 투구수를 늘릴 것이다. 구위를 높이려고 하며, 투구 매커닉이 크게 바뀐 건 없다”라고 했다.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생각 못한 건 사실이다. 내겐 커다란 기회다. 잘 준비하면 된다. 야구는 어디에서든 똑같다. 이대진 코치님과 한 팀에서 오랫동안 있었는데 돌고 돌아 다시 만났다. 도움을 많이 주실 것이다”라고 했다.
2022시즌을 담담하게 돌아봤다. 4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한 4월의 상승세가 잔부상으로 허무하게 끊겼다. 최종성적은 24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5.27. 한승혁은 “생각보다 체력이 금방 떨어졌다. 젊을 때는 힘이 있으니 불필요한 동작 수정의 시간이 짧은데, 힘이 떨어지면 생각대로 안 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두 번째로 맞이하는 캠프다. 한승혁은 “전역 후 첫 시즌에는 부상에 대한 염려가 많았다 보니 몸을 쓰는 것에 조심스러웠다. 올 시즌에는 작년보다 힘 있게 하려고 한다. 패스트볼 구위에 신경 써서 준비하고 있다. 작년보다 좋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했다.
구위를 올리기 위해 최고구속보다 평균구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제구가 중요하다. 한승혁은 “스피드는 보직에 따라 다르지만, 그래도 평균구속이 중요하다. 작년보다 좀 더 올리려고 한다. 140km대 후반만 생각하면 된다. 중요한 건 제구력이다. 그리고 안 아파야 한다”라고 했다.
친정 KIA와 적으로 상대할 날이 다가온다. 한승혁은 ‘KIA를 만나면 이기려고 하지 않을까. 그래도 반갑긴 할 것 같다. 그라운드에선 그런 마음을 잠시 접어둘 것이다. KIA 타선이 워낙 강하니 한번 붙어보고 싶다”라고 했다.
[한승혁. 사진 = 메사(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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