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KBO리그 모든 선수가 미디어 혹은 SNS를 통해 팬들,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미디어와 구단이 선별하는 것이다. 팬들이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라면, 입을 여는 게 맞다. KBO리그의 주인은 팬이고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이번 비 시즌에 가장 얘기를 들어보고 싶은 선수인데 얘기를 들을 수 없는 두 명의 선수가 있다. KBO리그 최고참이 된 SSG 추신수(41), 그리고 NC 박석민(38)이다. 둘 다 강력한 이슈가 있었다. 팬들은 그들의 얘기를 듣고 싶지만 두 사람은 묵묵히 2023시즌 준비에 집중한다.
우선 추신수는 1월 설 연휴 기간 댈러스의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놓은 발언들로 뭇매를 맞았다. 안우진(키움)의 WBC 대표팀 미발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학폭’ 이슈와 관련해 피해자들을 배려하지 못한 발언으로 질타를 받았다. 이미 성적과 세대교체 모두 심사숙고해 선발한 야구대표팀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했고, 야구 선배들을 선배답지 못하다고 일갈해 음지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야구 선배들의 진정성을 훼손시켰다.
이와 관련해 대다수는 추신수가 뭔가 해명하거나,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추신수는 1개월 넘게 침묵 중이다. SSG의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 대규모 취재진이 건너갔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추신수는 이번 사태로 SSG 사람들마저 피로감이 있는 걸 알고 있을까.
SSG는 플로리다 캠프를 마치고 26일 일시 귀국한 뒤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간다. 추신수가 공항 혹은 오키나와에서 입을 열 것인지가 가장 강력한 이슈다. 이 사태에 대한 추신수의 침묵은 절대 금이 아니다.
박석민은 상황이 좀 다르다. 여전히 과오를 비판하는 시선도 있지만, 침묵을 이해한다는 시선도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및 술판 파동에 의한 징계 및 잔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NC 타선이 약해지면서, 올 시즌 38세인데 풀타임 3루수를 해내야 하는 입장이다.
올 시즌 박석민은 연봉이 무려 94% 삭감됐다. FA 2+1년 34억원 계약이 끝났고, 연봉 7억원서 6억5000만원이 떨어져 나갔다. 단돈 5000만원에 재기를 노린다. 필리핀 개인훈련부터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했고, NC의 투손 스프링캠프에서도 연일 구슬땀을 흘린다.
박석민은 팬들과 취재진을 완전히 외면하는 추신수와 다르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도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잘 하겠습니다”라고 한 뒤 출국했고, 투손 캠프를 방문했던 기자를 비롯한 취재진에도 연일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박석민은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기 때문에, 올해 야구로 보여준 뒤 팬들 앞에 서겠다는 생각이다. 해명 혹은 사과에 대한 의지가 불분명한 추신수와는 입장이 다르다.
두 사람은 언제 팬들 앞에서 진솔한 얘기를 털어놓을까. 팬들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추신수(위), 박석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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