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안기겠다는 목표성은 분명했다. 하지만 어린 유망주들이 너무나 힘겨운 상황을 책임져야 하는 등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부진한 성적과 실망스러운 모습이 지속될 경우 보통은 '방향성'을 잃기 마련이지만, 쏟아지는 비판, 비난 여론 속에서도 '기조'를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오랜 기다림이 드디어 꽃을 피우는 것일까. 많은 표본은 아니지만, 성과가 조금씩 나오는 모양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지난 두 차례의 연습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8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는 장단 11안타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베테랑 정훈과 이호연의 안타를 제외한 8안타가 젊은 선수들에게서 나왔다.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것은 윤동희. 2003년생 윤동희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유망주로 삼성과 맞대결에서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윤동희는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추격의 타점을 뽑아내더니, 2-3으로 뒤진 6회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홈스틸'을 통해 동점을 만들어냈다.
윤동희는 "캠프에 와서 첫 선발 출전에 수훈선수가 돼 기분이 좋다. 큰 동기부여가 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괌에서는 라이브배팅 때도 안타를 치지 못했는데, 타격감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개막전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운드에서도 '젊은 피'들이 빛났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서준원(2000년생)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묶었고, 이민석과 진승현(이상 2003년생), 김진욱(2002년생)이 삼성의 1군급 선수들을 상대로 실점 없이 1이닝씩을 소화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유망주들의 활약에 활짝 웃었다. 사령탑은 경기가 끝난 뒤 "팀원들이 경기를 준비할 때부터 에너지와 열정이 넘쳐서 만족스러웠다"고 말 문을 열며 "특히 오늘은 어린 선수들의 플레잉 시간도 길었고, 책임감을 갖고 뛰며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표본이 많지 않고, 이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인 연습 경기였기 때문에 언제 다시 부진에 빠질지 모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빠진 가운데 젊은 선수들이 만들어낸 승리는 분명 가치가 있었다.
2022시즌이 끝난 뒤 공격적으로 전력을 다진 롯데는 더 이상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다리는 않을 전망. 충분히 경험을 쌓았고, 이제는 성과를 낼 때. 어린 선수들이 롯데가 택한 시기에 맞춰 도약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홈 스틸에 성공한 윤동희, 김민석.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오키나와(일본)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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