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공식 평가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원맨쇼' 활약을 펼쳤다.
그동안 '보험'을 비롯해 각 소속 구단의 요청으로 인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연습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메이저리거들은 6일을 기점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오타니 또한 마찬가지. 지난 1일 귀국해 3일 대표팀에 합류한 오타니는 6일 처음 경기에 출전했다.
편도만 1000만엔(약 1억원)에 달하는 전세기를 이용하는 등 'VIP' 대접을 받고 일본 땅을 밟은 오타니는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섰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오타니의 귀국을 추적했던 조회수를 비롯해 주니치 드래건스와 연습경기에 앞서 일본 대표팀에 합류하는 과정까지 세세하게 보도되는 등 오타니의 일거수일투족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슈퍼스타'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활약까지 선보였다. 오타니는 6일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과 평가전에 앞서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기 시작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경기 시작 약 한 시간을 앞두고는 3루 익사이팅존으로 향해 즉석 사인회를 개최, 적극적인 팬서비스 정신을 실천했다.
경기 내용도 알찼다. 오타니는 첫 타석에서 한신 선발 사이키 히로토에게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출발했다. 하지만 1-0으로 앞선 3회 득점권 찬스에서 사이키의 4구째 136km 포크볼을 타격 자세가 무너지면서 퍼올렸고,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오타니는 4-1로 앞선 5회초 2사 1, 2루의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아치를 그렸다. 이번에는 바뀐 투수 토미야 렌의 7구째 142km 높은 직구를 통타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뻗어나간 타구는 다시 한번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오타니는 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한신 1군을 상대로 일본 대표팀의 8-1 완승을 견인했다.
눗바가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는 오타니의 영향이 컸다.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SNS를 통해 눗바에게 일본 대표팀 합류 의사를 물었고, 서류 작업을 도와주는 등 눗바가 일본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데 큰 힘을 보탰다. 오타니와 그의 통역 덕분에 일본 대표팀으로 WBC 무대를 밟게 된 눗바는 "실제로 오타니를 만난 적은 없지만, 그를 만나면 한껏 안아주고 싶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타니는 첫 3점 홈런을 친 후 더그아웃에 돌아와 눗바와 맞춘 듯 그라인더로 후추를 가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이는 '일본계' 눗바가 팀에 빨리 녹아들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팀의 중심 선수 다운 오타니의 배려가 있었다"며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돈 후 눗바가 세인트루이스에서 하던 후추 그라인더 포즈를 했다"고 전했다.
'스포츠 호치'는 "일본어를 못하는 동료를 위해 지난 5일부터 적극적으로 말을 걸고 있다"며 "오사카에 도착한 뒤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는 안면이 없는 선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배사를 맡아 '타도한신'을 호소하며 선수들과 교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야구 실력에 이어 성품까지 오타니가 '슈퍼스타' 대우를 받고, 그렇게 불리는 이유가 아닐까.
[오타니가 6일 오후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진행된 WBC 일본 대표팀과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에서 3회말 2사 1.2루서 3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오사카(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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