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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윤석열 정부가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이 일본 기업 대신 판결금을 지급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 측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본 강제징용 기업의 배상이 빠졌다는 점에서 '반쪽 해법'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이른바 '문의 남자'라고 불렸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 "오늘은 계묘국치일"이라면서 "어쩌면 오늘의 치욕은 다만 현 정부의 아둔함만을 탓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탁현민 전 비서관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에게는 3·1절, 임시정부수립기념일,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의병의 날, 6·10 만세운동기념일, 광복절, 학생독립운동기념일, 순국선열의 날과 같은 법정기념일이 있다. 한 나라가 무엇을 기념하는지가 곧 그 나라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해방과 독립을 기념하는 날들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어쩌면 여전히 미진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오늘 들었다"며 "기념행사들을 만들면서 나는 늘 마음이 무거웠었다. 독립유공자, 유공자의 자손, 위안부,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만날 때마다 그러했다"고 자신이 문재인 정부 시절 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카자흐스탄 홍범도 장군의 거처를 처음 방문했을 때, 함께 갔던 보훈처, 청와대 직원들은 눈물을 흘렸다"며 "가슴이 벅차서가 아니라, 보존된 거처의 초라함에 부끄러워서였다. 미안하고 죄송스러워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의 대가는 당사자의 죽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당사자의 고초는 물론 대를 이은 가난과 멸시는 바로 어제까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그때마다 대한민국이 정말 이 정도 밖에는 안 되는 것인지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그리고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완성하지 못했음을 오늘 처절하게 깨닫는다"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그 수많은 독립과 해방의 기념일들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안이했었는지, 무심했었는지, 나태했었는지를 되돌아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역사는 결코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되돌아오고 있다는 이 엄연한 사실 앞에서 오늘의 부끄러움을 깊이 되새긴다"며 "2023년 3월 6일 오늘은 계묘국치일"이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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