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베테랑 좌타자 최형우(40)는 올해 두산 이승엽 감독을 두 차례나 뛰어넘을 게 확실하다. 통산 2루타와 통산 타점에서 1위 이승엽 감독을 바짝 추격했다. 통산 2루타 463개로 이 감독의 464개에 1개 차로 따라붙었다. 당장 4월1일 SSG와의 개막전서 2루타 2개를 치면 이 감독을 넘어 통산 1위에 등극한다.
최형우의 통산 타점은 1461개다. 이 감독의 1498개에 37개 차로 추격 중이다. 아무리 최근 1~2년간 타격 그래프가 떨어졌다고 해도, 올 시즌에 37개를 극복하지 못할 가능성은 제로다. 즉, 이변이 없는 한 올해 통산 2루타와 통산 타점에서 이 감독을 넘어 1위에 오른다.
그래서 최형우는 이 영광스러운 대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1~2년간 생산력이 다소 떨어진 건 사실이었고, 오로지 부활에 초점을 맞추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달 투손 스프링캠프를 비롯해 취재진의 인터뷰도 정중히 거절하며 야구에만 집중한다.
최형우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는 거의 출전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타격 페이스를 늦게 올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김종국 감독도 베테랑의 시즌 준비 루틴을 존중한다. 올해도 투손 연습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키나와 연습경기서는 예상을 깨고 두 경기에 나섰다. 3일 롯데전서 2타수 1안타에 1삼진, 5일 삼성전서 1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2경기 합계 3타수 2안타 1타점. 큰 의미 없는 수치지만, 김종국 감독은 달라진 최형우를 접했다.
김종국 감독은 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형우가 먼저 미국에 들어가서 빨리 준비했다. 예년보다 몸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지 않나 싶다. 확실히 페이스가 빠르다. 2경기서 두~세 타석씩 들어갔는데, 타격감이 괜찮았다”라고 했다.
최형우는 올해 만 40세다. 삼성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KIA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2017년을 비롯해 2010년대 후반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아무래도 전성기보다 배트 스피드, 타구의 비거리와 속도 모두 조금씩 떨어졌다.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든, 떨어진 운동능력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변화하든 지난 1~2년과 똑같이 준비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예년보다 빨리빨리 움직이는 건 인상적이다. 일종의 절박함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시즌 준비 루틴을 깨지 않는 선에서 좀 더 빨리 컨디션을 올려 정규시즌 개막부터 제대로 부딪히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주전들이 많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올해 최형우의 풀타임 지명타자를 보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변우혁, 김석환 등 거포 유망주들의 성장을 확인했다. 이들의 출전시간을 어느 정도 보장하려면 지명타자 출전이 필수다. 이런 환경이 오히려 최형우로선 승부욕을 발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최형우가 FA 47억원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에 ‘절박한 빨리빨리’로 중무장했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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