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에 예상대로 1루수 전쟁이 펼쳐질 조짐이다. 애당초 황대인이 2년 연속 풀타임 시즌을 보낼 듯했지만, 그렇지 않다. 우선 황대인이 투손,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의 페이스가 썩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 8경기서 26타수 6안타 타율 0.231 4타점 1득점 OPS 0.545.
반면 변우혁은 투손과 오키나와, 국내로 이어진 연습경기, 시범경기서 꾸준히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다. 시범경기 13경기서 36타수 10안타 타율 0.278 1홈런 5타점 3득점 OPS 0.755. 여기에 김도영이 폭발적인 페이스로 주전 3루수를 일찌감치 ‘찜’하면서, 변우혁이 자연스럽게 1루수 경쟁에 가세했다.
황대인과 변우혁은 닮은 꼴 오른손 거포들이다. 나이는 27세의 황대인이 23세의 변우혁보다 4살 많다. 그만큼 1군 경험은 많다. 특히 작년에 처음으로 풀시즌을 치러보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둘 다 최형우, 나성범을 이을 간판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그렇게 돼야 한다.
둘 다 군 복무를 해결했다. 어떻게든 1군에서 승부를 봐야 할 시점이다. 타격에 비해 수비가 다소 불안한 것까지 닮았다. 앞으로 누가 좀 더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번갈아 출장할 수도 있지만, 어느 시점에선 주전과 백업으로 역할이 선명하게 구분될 수도 있다.
1일 개막전서는 예상을 뒤엎고 황대인이 주전 1루수와 5번 타자로 뛰었다. 그러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변우혁은 경기 내내 벤치를 덮혔다. 그러나 김종국 감독은 5번 황대인과 6번 최형우에게서 흐름이 끊기자 2일 경기서 라인업을 흔들었다. 황대인이 4번 지명타자로 나서고 변우혁을 5번 1루수로 썼다. 최형우는 벤치 대기. SSG가 왼손 커크 맥카티를 내면서 가능한 전략.
이게 통했다. 황대인은 5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귀중한 2타점을 뽑아냈다. 변우혁은 대박이었다. 2회 첫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터트리더니 2안타 2볼넷으로 4출루에 성공했다. 테이블세터 박찬호와 김도영이 5안타를 합작했고, 3번 소크라테스 브리토부터 4~5번 황대인과 변우혁까지 터지니 흐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KIA는 13안타 7볼넷으로 9득점했다.
황대인과 변우혁의 선의의 경쟁은 지금부터다. 좌투수가 나올 때 최형우가 벤치에 앉거나 수비를 하면 황대인과 변우혁이 지명타자와 1루수로 공존할 수 있다. 그러나 외야수 조합을 다양하게 하려면, 그리고 최형우의 관록을 믿는다면 황대인과 변우혁 중 한 명은 벤치에 앉아야 한다.
변수는 또 있다. 주전 3루수 김도영이 2일 경기서 홈을 파고 들다 왼쪽 중족골 골절로 당분간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수비를 생각하면 류지혁이 3루를 맡고 황대인과 변우혁의 1루 경쟁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타격 위주의 라인업을 짜면 변우혁이 3루, 황대인이 1루를 맡을 수도 있다. 사실 궁극적으로 둘 다 수비력을 끌어올리면 장기적으로 3루와 1루를 양분할 수 있다. 김도영은 본래 중앙내야수다.
KIA 내야에 변수가 많다. 황대인과 변우혁은 매일 바뀌는 상황에 적응해 역량을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당분간 두 사람이 1루를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팬들 입장에선 흥미로운 요소다.
[황대인(위), 변우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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