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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는 지난 3월 28일 일본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의 매니지먼트 회사는 성명을 통해 “그는 마지막까지 음악과 함께 살았다. 그의 팬들과 그의 활동을 지지해준 모든 분들, 그리고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준 일본과 미국의 의료진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버라이어티는 2일(현지시간) “지난 2월 사카모토는 다음 사운드트랙 작업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음악을 작곡할 예정이지만, 아직 작업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사카모토는 1983년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에서 일본군 수용소 사령관 역을 맡아 영국군 헌병 역의 데이비드 보위와 호흡을 맞추는 등 배우로도 활동했다. 영화음악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또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황제'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영화음악을 맡아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했다.
그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팜므파탈’과 ‘스테이크 아이즈’,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하이힐’, 베르톨루치의 ‘리틀 붓다’와 ‘쉘터링 스카이’, 올리버 스톤의 미니 시리즈 ‘와일드 팜스’ 등의 음악을 작업했다.
1952년 1월 17일 도쿄에서 태어난 사카모토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연주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일본 통근 열차 소리를 연구하며 훗날 일렉트로닉 음악 분야에서 활동할 것을 예고하는 등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다.
1970년 도쿄예술음악대학에 입학한 사카모토는 작곡 학사, 전자음악 및 민족음악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일본, 인도, 아프리카의 전통 음악 연구자가 되기위해 민족음악학을 공부했다.
1978년부터 1983년까지 발매한 일곱 장의 앨범은 그 후 몇 년 동안 영국과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퍼진 신스팝 열풍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78년 대중음악가 호소노 하루오미, 다카하시 유키히로와 함께 3인조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 역시 동시대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하계 올림픽 개막식(10억 명 이상의 시청자에게 생방송으로 중계)의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사카모토의 밀라노 레이블 대표이자 오랜 친구인 JC 챔보레돈은 “류이치는 새로운 음악, 새로운 형식에 대해 매우 호기심이 많았다. 유튜브를 보고 언더그라운드 밴드를 찾아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전했다.
2021년 인후암이 완치된 후 직장암 진단을 받은 사카모토는 “이제부터 나는 암과 함께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오래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17년에는 한국영화 ‘남한산성’ 음악감독으로 참여했고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작곡가 유희열의 피아노곡 ‘아주 사적인 밤’이 사카모토의 ‘아쿠아’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유희열이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카모토는 ‘표절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포용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아티스트들의 추모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 슈가는 SNS에 “머나먼 여행 평안하시길 바란다”고 애도했고 작곡가 겸 방송인 정재형도 “나에게 빛이 되어주었던 당신이었다”고 추모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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