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뒷문에 변화를 준다. 마무리 투수를 고정하는 대신 경기 상황에 맞춰 투수를 내보내기로 했다. 사실상 집단 마무리 체제다.
올 시즌 삼성의 마무리 투수는 '끝판왕' 오승환(41)이었다. 지난해 잠시 부진하기도 했지만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 당연히 든든하게 뒷문을 걸어 잠글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예상 밖이었다. 오승환이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지면서 삼성의 마운드 운용에 차질이 생겼다. 오승환은 개막 후 7경기에서 1승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4.91로 흔들렸다. 7⅓이닝 동안 4실점했고, 블론세이브도 2개나 범했다. 오승환답지 않은 성적이다.
결국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에게 재정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중간 계투로 보직 이동을 지시했다.
그리고 오승환을 대신할 마무리 투수가 필요했다.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보인 좌완 이승현이 선택받았다.
그런데 이승현도 흔들렸다. 지난 21일 광주 KIA전에 4-2로 앞선 9회말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은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한 뒤 최형우에게 역전 끝내기 3점포를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마무리 첫 등판부터 블론 세이브를 범한 것이다.
오승환에 이어 이승현까지 흔들리자 박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결국 당분간 고정 마무리 기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은 중간에서 더 던지면서 자기 페이스를 찾을 필요가 있다"면서 "마무리를 이승현으로 낙점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상황마다 변화를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이승현의 마무리 기용 비중을 70~80%로 낮춘다. 그리고 나머지는 상대 타선, 전적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막을 수 있는 투수를 내보내겠다는 계획이다.
박 감독은 "변칙 운용을 해야 할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우규민이 나설수도 있다. 상황 상황에 맞게 하겠다"고 말했다.
우규민에게도 마무리 자리는 낯설지 않다. 지난 시즌 뒷문에 공백이 생겼을 때 대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바 있다.
오승환이 정상 컨디션을 찾아 복귀할 때까지 당분간 삼성의 뒷문은 집단 마무리체제로 나설 예정이다.
[오승환. 사진=마이데일리DB]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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