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성민규 단장이 부임한 뒤 2021년 오프시즌까지 선수단의 몸집을 줄이고, 유망주들을 육성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도 줄곧 소극적이었고, 유망주들이 뛸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베테랑 등의 자원들을 떠나보냈다.
가장 대표적으로 노경은은 SSG 랜더스로 이적해 지난해 41경기에 등판해 12승 5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 고효준 또한 롯데에서 방출된 후 LG 트윈스를 거쳐 SSG로 이적해 45경기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KT 위즈로 간 김준태와 오윤석 또한 2021시즌 우승 반지를 끼는 등 롯데와 경기에서는 부메랑이 돼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오프시즌에서의 행보는 예년과 조금 달랐다. 그동안 투자를 해야 할 시점을 보고 있던 '토종 선발'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으며 스토브리그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게다가 4년 80억원에 유강남, 4년 50억원에 노진혁, 3+1년 40억원에 한현희를 영입하며 눈에 띄는 전력 향상을 이뤄냈다.
적극적인 움직임은 FA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롯데는 시즌이 끝난 뒤 각 구단으로부터 방출된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롯데는 KBO리그 통산 '112승'의 베테랑 차우찬과 김상수, 신정락, 윤명준, 야수 쪽에서는 '재일교포 3세' 안권수와 포수 이정훈, 외야수 이정우까지 총 7명의 선수를 품에 안았다.
그동안 기존의 선수들을 떠나보내기만 했던 롯데는 방출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방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뎁스를 두텁게 만든 롯데는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를 잡아내면서 2010년 6월 12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4705일 만에 8연승을 질주했다. 8연승을 바탕으로 거둔 14승 8패 승률 0.636의 우수한 성적은 2012년 7월 7일 이후 3949일 만의 단독 1위로도 연결됐다.
올해부터 새롭게 롯데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단연 안권수다. 안권수는 올 시즌 22경기에 출전해 27안타 2홈런 12타점 10득점 4도루 타율 0.318 OPS 0.815로 활약, 롯데의 리드오프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는 0.74로 야수들 가운데 리그 21위에 랭크돼 있다.
안권수는 성적 이상의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안권수가 합류한 이후 롯데의 더그아웃은 조용할 틈이 없다. 경기 초반부터 종료 시점까지 목소리를 높이며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안권수의 이러한 모습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마운드에서는 김상수와 윤명준, 신정락이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2019시즌 '홀드왕' 타이틀을 손에 넣은 이후 하락세를 그렸던 김상수는 4월 성적만 놓고 보면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았다. 시즌 성적은 14경기에서 2승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 중. 김상수의 WAR은 0.56으로 투수 중 22위에 올라 있다.윤명준은 올 시즌 6경기에서 3홀드 평균자책점 4.26, 신정락은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4.05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본다면 조금은 아쉬운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멀티이닝도 묵묵히 소화하며 다른 불펜 선수들에게 갈 수 있는 부담을 줄여주는 모습은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영입 효과이기도 하다. 윤명준은 WAR 0.10, 신정락은 0.11을 기록하고 있다.
안권수의 올 시즌 연봉은 8000만원, 신정락은 7000만원, 윤명준은 6000만원. 방출생들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김상수도 1억 1000만원에 불과하다. 이들의 4월 합계 WAR은 1.51, 오프시즌 FA를 통해 영입한 노진혁(0.37), 유강남(0.12), 한현희(-0.29)를 합친 것보다 훨씬 높다. 합계 연봉 3억 2000만원 선수들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롯데다.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 김상수, 윤명준, 신정락.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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